1월 소비자심리지수 1년7개월만에 최고 수준 상승
이달 조사에 우한 폐렴 확산 따른 영향 반영 안 돼
정부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은 꺾여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연초 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모처럼 반등하며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향후 소비심리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2로 전월대비 3.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석 달 연속 오른 뒤 12월 뒷걸음질했지만 이달 다시 상승 전환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18년 6월(105.4)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CSI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한 6개 지수를 표준화한 지표다. 지수가 기준선(100)을 웃돌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얘기다. 지난달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 등으로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소비심리 회복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 CSI는 이달 각 78과 87로 전월보다 4포인트, 5포인트씩 올라갔다. 생활형편전망과 가계수입전망 지수도 각 97과 101로 3포인트씩 상승했다. 취업기회전망 지수도 88로 4포인트 뛰었다. 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도 다소 좋아진 셈이다.
하지만 우한 폐렴 확산으로 소비심리 회복세에는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10~17일까지 이뤄진 이번 조사에는 우한 폐렴 사태에 따른 우려감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RES) 사태 당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점을 감안할 때 사태가 심화될 경우 향후 소비심리 위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영향이 이번 조사에서는 반영되지 않아 소비자심리지수가 덜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사태가 심화될 경우 (2월 소비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지난 2015년 당시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 104.8에서 6월 97.7로 급락한 바 있다.
이달 집값 상승 전망은 한풀 꺾였다. 정부의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16으로 9포인트 급감했다. 집값 상승 전망 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3월(83) 이후 10개월 만이다. 낙폭은 2018년 11월(-13포인트) 이후 1년2개월만에 가장 컸다.
향후 1년 뒤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0월 2002년 2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7%로 떨어진 바 있다. 지속 내림세를 나타내던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한 것은 지난 2017년 5월(0.1%포인트) 이후 2년8개월 만에 처음이다. 물가인식은 1.8%로 전월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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