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오빠 피니어스 오코넬과 작업한 앨범으로 돌풍
'LA 아이콘' 코비 브라이언트·래퍼 닙시 허슬 추모 무대도
방탄소년단, K팝 가수 최초로 퍼포먼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일리시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이 시상식에서 주요상 4개 포함 5관왕이 됐다.
아일리시는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 처음 후보로 지명돼 주요상을 모두 싹쓸이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에 이어 '올해의 신인'까지 주요상을 모두 석권했고 '베스트 팝 보컬 앨범'까지 받았다.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5개를 가져간 셈이다.
특히 현지 나이로 열여덟 살에 이 같은 기록을 세워 미디어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만 20세에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한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기록을 깼다.
이 앨범은 아일리시와 오코넬 남매가 작은 침실에서 작업했다. 오코넬은 개별적으로 '올해의 프로듀서'와 '베스트 엔지니어드 앨범'까지 챙기며 6관왕을 안았다. 그가 받은 상에는 아일리시와 함께 받은 부문도 포함돼 있다.
오코넬은 "우리는 여전히 침실에서 음악을 만든다. 이번 상들은 오늘날 그렇게 음악을 만들고 있는 모든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션인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 받은 아일리시는 열한 살 때부터 재미 삼아 음악을 만들었다. 오빠 오코넬과 함께 만든 '오션 아이스(Ocean Eyes)'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서 주목 받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네 살 터울의 오빠와 곡을 쓰는 경쟁이 붙기도 했다. 아일리시는 2018년 8월 내한했을 당시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오빠는 곡을 쉽게 잘 풀어쓴다. 반면 난 작업을 어렵게 한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한다. 머릿속에 너무 많은 아이디어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이것을 다 풀어쓰는 방법을 찾느라 오래 걸린다. 스마트폰에는 물론 메모장, 집의 벽까지 다 써놓은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그것을 풀어내는 것이 내게는 노래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그래미어워즈'는 LA 아이콘 두 명을 추모하는 성격도 짙었다. 이날 아침 헬기 사고로 세상을 뜬 미국 프로농구(NBA)의 '농구 영웅' 코비 브라이언트, 지난해 3월 사망한 LA 출신의 래퍼 닙시 허슬을 기렸다.
'그래미 어워즈'는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무대로 시작했다. 첫 무대를 연 리조(Lizzo)는 '트루스 허츠(Truth Hurts)와 '커즈 아이 러브 유'(Cuz I Love You)'를 부르기 전 "오늘은 코비를 위한 것"이라고 애도했다. 리조는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를 비롯 이날 3관왕을 안았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우리 마음속에 함께 있을 것이다. 여러분 마음속으로 브라이언트를 생각해 달라. 그의 가족과 함께 애도해달라. 이 쇼를 이렇게 시작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키스는 피아노 앞에서도 브라이언트의 추모를 이어갔다. "코비는 음악도 정말 좋아했다. 음악으로 그를 기리자"라고 청했다.
이날 LA 스테이플스센터 앞에는 브라이언트 팬들이 브라이언트를 애도하는 풍경이 이어졌다. 고인을 기리는 꽃과 사진이 곳곳에 놓였다.
역시 LA 출신 아이콘이자 '비운의 래퍼'인 허슬을 기리기 위한 특별 공연도 펼쳐졌다. DJ 칼리드, 존 레전드, 커크 프랭클린, YG 등 허슬과 작업을 한 음악 친구들이 고인을 기렸다.
이밖에 주목할 만한 무대가 이어졌다. 2018년 7월 약물 과다 복용으로 병원 신세를 졌던 데미 로바토는 이날 그래미 어워즈에서 복귀 무대를 선보이며 기립 박수를 받았다. 감정이 복받친 로바토는 눈물을 흘려 무대를 다시 시작하기도 했다.
아일리시가 '올해의 앨범'을 받아야 했던 주인공이라 지목한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는 뜨거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빌리 레이 사이러스, 디플로, 메이슨 램지 등과 함께 미국 스타 래퍼 릴 나스 엑스가 주축이 된 특별 무대 '올드 타운 로드 올스타즈'도 주목 받았다. 방탄소년단은 이 무대로 K팝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에 퍼포머로 섰다.
방탄소년단 RM은 지난해 7월 미국 유명 래퍼 릴 나스 엑스와 함께 '서울 타운 로드' 음원을 발표했다. 이 노래는 방탄소년단과 협업을 원한 릴 나스 엑스 측의 제안으로 이뤄졌으며, RM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이 무대에서 릴 나스 엑스는 마지막에 "브라이언트"를 외쳤다. 그러면서 "코비, 우리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했다.
이밖에 이날 레드카펫에서는 미국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미국 가수 조이 빌라와 리키 레벨은 트럼프의 재선을 지지하는 등의 메시지가 적힌 의상을 입고 나왔다. 반면 모델 메건 포머는 미국과 이란 전쟁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드레스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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