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는 앞서 올해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600만명)보다 최대 25% 늘어나 750만명에 육박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으로 시작된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기조가 사실상 해제될 거라고 예상한 것이다. 실제로 백화점업계도 한한령 해제 기운이 느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까지 중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5%, 42.6% 늘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좋지 않다.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지난달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 뿐만 아니라 베이징·광둥·항저우 지역으로도 퍼져나가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전력 대응"을 당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억명 인구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중국 최대 명절 춘절(春節) 때 한국에 올 것으로 예상했던 관광객 규모도 줄어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중국인들이 예년과 달리 이동 자체를 꺼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한국 관광도 자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우한 폐렴이 당장에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훈풍이 불고 있다고 할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던 상황에서 이런 이슈가 생긴 게 좋지는 않다"고 했다.
춘절 때 대규모 이동이 벌어지면서 우한 폐렴이 더 확산하게 되면 중국 당국이 이동 자제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고, 이와 함께 국내 공항의 방역 수준이 올라가면 중국인 관광객이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아직 공식적으로 춘절 귀향 등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춘절 때 바이러스 확산을 얼마나 막느냐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수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