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검찰, '선넘는' 충돌…인사 앞두고 감정싸움 양상

기사등록 2020/01/13 12:45:13

고위 간부 인사 두고 법무부·검찰 갈등 구도

전 검찰국장 문자메시지 두고서 '감정격화'

직접 수사 부서 축소·중간간부 물갈이 관측

검찰 내부 불만 고조…양측 갈등 계속 전망

[서울=뉴시스]홍효식·김선웅 기자 =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을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걸어가고 있다. 2020.01.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 취임 후 법무부와 검찰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직접 수사 부서 대폭 축소, 중간 간부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가 예고되면서 추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했던 '개혁의 파트너'라는 관계 설정에 균열이 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일부 사안을 두고선 감정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어 양측이 서로 선을 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지난 3일 취임 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의혹, 청와대 하명 수사 및 선거 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대검 간부 상당수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추 장관은 능력과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한 공평한 인사였다고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 방해'라는 거친 표현까지 나온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제61대 검사장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0.01.13. mangusta@newsis.com
인사를 전후해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 빚은 갈등은 추 장관의 '징계 검토' 취지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고조됐다. 징계 대상자가 누구인지는 명백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추 장관이 검찰 인사와 관련 "(윤 총장이)명을 거역한 것"이라는 강경 발언을 한 바가 있는 만큼 윤 총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더해 검찰국장을 지내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성윤 검사장이 좌천성 인사를 당한 이들에게 조롱성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검사장과 법무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즉각 반박했지만, 양측의 갈등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아울러 법무부가 직접 수사를 대폭 축소하는 취지 직제 개편을 조만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법무부는 중앙지검의 반부패부 일부, 공공수사부 일부, 외사부, 조세범죄수사부 등을 형사부로 전환하고 특별공판팀을 정식으로 직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뉴시스]김선웅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3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0.01.13. mangusta@newsis.com
이와 함께 조만간 중간간부 인사를 통해 중앙지검 1·2·3차장에 대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1차장은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 2차장은 청와대 하명 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수사, 3차장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의혹에 대한 나머지 수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인사는 지난해 8월6일자로 이뤄져 이제 5개월을 막 넘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들에 대한 좌천성 인사 등이 이뤄질 경우 내부 불만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일선 검찰들 사이에서는 최근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예고된 중간 간부 인사, 특별수사단 설치 시 사전 승인 등 조치가 정부여당을 수사했거나 수사 중인 '윤석열호'의 힘을 빼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많다.

이와 관련해 정희도 대검찰청 감찰2과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이미 중앙지검 1·2·3·4 차장 하마평이 무성하다"며 "만약 그 인사에서도 '특정사건 관련 수사담당자를 찍어내는 등의 불공정한 인사'를 하면 장관님이 말하는 검찰개혁이라는 것이 '검찰을 특정세력에게만 충성'하게 만드는 '가짜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afk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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