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美 샌프란 시장, 불평등 사회 논의…"경제·일자리 시장 책임"(종합)

기사등록 2020/01/10 13:35:56

박원순, 9일 샌프란시스코 시청서 면담 진행 예정

샌프란 최초 흑인 女 시장…일생 공공주택서 살아

박원순, 면담서 서울시 공정한 출발선 정책 소개도

[샌프란시스코(미국)=뉴시스]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중인 박원순(왼쪽) 서울시장이 9일 4시40분(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런던 브리드(오른쪽) 샌프란시스코 시장을 만나고 있다. 2020.01.09. (사진=서울시 제공)
[샌프란시스코(미국)=뉴시스] 윤슬기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진행된 런던 브리드 시장과의 면담에서 "경제, 일자리 문제 모두 시장의 업무고 책임"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4시40분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런던 브리드 시장을 만나 "성공을 이루거나 업적을 쌓는 것은 시민의 공이고 잘못은 시장의 탓"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Parasite)'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박 시장과 브리드 시장은 전 세계적 이슈인 계층 간 양극화 문제, 불평등·불공정 사회를 화두로 의견을 나눴다.

브리드 시장은 샌프란시스코 최초 흑인 여성시장이다. 어린시절부터 일생을 공공주택에서 살아왔다. 평소 공공주택 공급과 노숙자 문제, 일자리와 지역경제, 평등사회 구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박 시장은 면담자리에서 최근 서울시가 ‘청년의 공정한 출발선 보장’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청년수당, 청년 월세지원, 신혼부부 주거지원 확대 정책 등을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뉴시스]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중인 박원순(왼쪽) 서울시장이 9일 오후 4시40분(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런던 브리드(오른쪽)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2020.01.09. (사진=서울시 제공)
브리드 시장은 "(시장이 한 일 중) 잘한 일에 대해서는 인정을 받을 필요도 있다"며 "하지만 공공의 책임도 공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고 굉장히 열악한 살인율이 높고 범죄가 많은 지역에서 자랐다"며 "그런데 살인율이 55년 만에 처음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샌프란시스코의) 문제가 범죄와 살인이었다면 샌프란시스코의 지금 가장 큰 과제는 노숙제 문제와 집값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서울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서울도 공공주택을 더 제공하려고 하는데 새 집을 더 짓기 보다는 신혼부부에게 대출이자를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또 "5만쌍이 결혼하면 그 중 2만5000쌍에게 대출이자 지원이나 임대주택 제공을 지원해준다"고 덧붙였다.

브리드 시장은 "샌프란시스코도 다양한 방식으로 주택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전세보증금 지원, 저렴 공공주택 제공 등이다"라며 "또 다른 것 중 하나는 저소득층이 살고 있는 건물을 정부가 사들여서 이 집값이 오르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어떤 경우엔 건물을 사서 공공주택으로 제공한다"며 "굉장히 다양한 방식을 하고 있는데 수요에 비해 속도가 나지 않아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 시장은 브리드 시장에게 "실리콘밸리의 많은 사람들이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 살고 있어 (시의) 재정이 어느정도 충당이 될 것 같다"고 질문했다.

이에 브리드 시장은 "재테크 붐이 일었을 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주택을 제공하는게 감당 안됐다"며 "아파트 한 채를 갖고 경매가 이뤄지는 등 집값이 폭등했다"고 답했다.

브리드 시장은 "이런 점에서 집을 더 빨리 지어야 한다"며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하는 레스토랑이나 버스시사 등 시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샌프란 시내 안에서 집을 못구하기 때문에 장시간 걸려 출퇴근하는 문제가 있는 등 도전과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어디든 언제든 민원과 불평은 많다"며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시는 자매도시이고 샌프란시스코는 특히 제2의 고향에 오는 듯한 도시"라며 "브리드 시장님이 꼭 서울에 왔으면 좋겠다"며 방한을 요청했다. 

서울과 샌프란시스코는 1976년 자매도시 협정 체결 이후 43년 간 우호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시장 등 도시 대표단의 상호방문뿐 아니라 정책 공유를 위한 시찰단 파견, 공동문화행사 개최 등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직원도 샌프란시스코 자매도시위원회 사무실에 파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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