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면' 이광재 "당분간 민간 싱크탱크 개척에 몰두"

기사등록 2020/01/09 21:04:13

여시재 인터뷰…"총선 출마, 아직 구체적 생각 못해"

"이번에도 진영이 중심에 서는 퇴행적 선거 될 듯"

"민심, 집권당에 유리하지 않아…野도 대안으로 생각 안돼'

【양평=뉴시스】 문영일 기자 = 경기 양평군은 7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이광재 전 강원지사를 초청해 ‘삶의 질과 경쟁력을 만드는 지방자치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교육을 실시했다. 2019.11.07. (사진=양평군청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연말 특별사면으로 4월 총선 출마가 가능해진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9일 총선 출마를 비롯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우리나라에 거의 없는 민간 싱크탱크 개척의 길을 가고 있다. 당분간 이 일에 몰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전 지사는 자신이 원장을 맡고 있는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를 통해 이날 공개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복권으로 9년 만에 공민권(선거권 및 피선거권)이 회복됐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갑작스러워서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 전 지사는 이번 총선에 대해 "불행한 일이지만 이번에도 진영이 중심에 서는 선거가 될 것 같다. 퇴행적"이라며 "거기에 세대교체 이슈, 디지털 전환이 파묻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서초동과 광화문, 두 가지의 촛불을 보고 있다. 나는 역설적으로 말해 통합의 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에너지가 그만큼 크게 잠재돼 있다고 느낀다"며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렇게 대규모로 나올 리가 없다. 그들 마음속에 있는 애국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에너지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촛불과 탄핵, 적폐청산 문제가 이번 총선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정리돼야 한다. 하지만 총선 한번 치른다고 모든 것이 정리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2년여 뒤 대선 때 진짜 미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이번 총선에서 각 정당들이 씨앗을 뿌려야 한다. 한마디로 여야 모두 스타트라인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타트라인의 재정비가 의미하는 바에 대해 "현 정부부터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미래에 맞춰야 하고 야당도 프레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라며 "기존에 해 오던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스타트라인을 설정해 이 나라와 사회가 아직도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주는 쪽이 총선 승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민심은 집권당에 유리하지 않다. 그렇다고 야당이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른바 '86세대'에 대한 세대교체 요구와 관련해서는 "김대중 정부는 1990년대에 386세대를 대거 등용했지만 386세대는 새로운 디지털 세대를 기용하지 않았다. 큰 잘못"이라며 "어느덧 중추 세력이 된 386 집단이 디지털 세대를 당겨주면 큰 물결을 형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 한창 발아하는 중인 2030이 역사의 전면에 빠른 속도로 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386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586이 이제는 미래 혁신세력에게 자리를 터줘야 한다. 이것은 물러나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뜻"이라며 "586이 역사 속의 진보 세력으로 남고 싶다면 젊은 세대를 얼마나 과감하게 기용하느냐 얼마나 진정성 있게 디딤돌이 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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