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검찰, 인사갈등 격화…'점입가경' 진실공방 양상(종합)

기사등록 2020/01/08 17:16:39

인사안 먼저 요청 했나…진실 공방 계속

법무부 부인하자 "장관이 총장에 요청해"

대면 의견청취 장소 두고도 날선 신경전

[과천=뉴시스]이윤청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날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20.01.07.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나운채 기자 = 추미애 장관 취임 이후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두고 법무부와 대검찰청 사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양측 간 입장을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양상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오전 추 장관이 출근 직후부터 검찰 인사 관련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만나기 위한 일정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법무부가 윤 총장에게 오전 10시30분까지 올 것을 호출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인사위원회가 열리는 오전 11시로부터 30분 전인 시간에 갑작스럽게 호출해 사실상 '요식 절차'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검찰은 또 전날 윤 총장이 추 장관과 공식 상견례를 가진 직후 법무부가 '내일 오전까지 검찰에서 인사안을 먼저 만들어 법무부로 보내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인사의 원칙이나 방향 등을 포함하지 않고 막연한 요청을 해 왔다는 취지다.

이에 검찰은 "검사 인사의 주무부서인 법무부 검찰국에서 인사안을 먼저 만들어 그 안을 토대로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과 만나 의견을 듣고 협의가 끝나면 대통령께 제청하는 게 법령과 절차에 맞다"며 "법무부에서 준비 중인 인사안을 보내주면 검토 후 의견을 드리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무부가 추 장관과 윤 총장과의 대면 협의를 거절하고, 인사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보내지 않았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과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0.01.08.myjs@newsis.com
검찰의 전면 반격에 법무부도 대응에 나섰다. 검찰에 인사안을 먼저 만들어 보내 달라고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검사 인사안은 원칙적으로 제청권자인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외에는 보안이 필요한 자료인 점, 법무부장관을 대면해 의견을 제출하겠다는 게 대검의 요청사항이었던 점, 인사 대상일 수 있는 법무부 간부가 인사안을 갖고 대검에 방문하는 게 적절치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추 장관이 이날 윤 총장과 만나는 일정을 검찰 측에 전달했으나, 윤 총장이 면담에 응하지 않았다는 게 법무부 측 주장이다.

법무부는 오히려 검찰이 검사 인사안을 인편(人便)을 통해서 미리 총장에게 전해주고, 제3의 장소에서 면담할 것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장관은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법무부에 머무르면서 검찰총장에게 검사 인사안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추 장관이 (법무부장관실에서) 직접 윤 총장으로부터 인사 관련 의견을 듣겠다고 조치한 점 등 입장을 대검에 다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과천=뉴시스]이윤청 기자 = 추미애(왼쪽부터)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회동을 앞두고 지난 7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20.01.07. radiohead@newsis.com
법무부의 대응에 검찰도 '재반격'에 나서는 등 양측 간 갈등이 최고조로 향하고 있다.

법무부가 '검찰에 인사안을 먼저 만들어 보내 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해 검찰은 "윤 총장이 직접 추 장관으로부터 요청을 받았다"고 맞선 것이다.

검찰은 검찰총장이 법무부의 인사 계획이나 개별검사의 구체적 보직·승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인사안 없이 '백지' 상태에서 총장이 의견을 개진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법무부가 먼저 이같은 인사안을 보내야 이를 검토해 법무부에 인사 관련 의견을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naun@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