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 손흥민 출장정지 끝내고 5일 '새해 첫 출격'
60년만의 동남아시안 게임 우승…베트남 국민영웅 '박항서'
손흥민은 차범근(67) 전 감독이 가지고 있던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우며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 스트라이커에 등극했고, 박 감독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베트남을 확고한 동남아시아 정상으로 이끌었다.
2020년 경자년 새해에도 둘의 그라운드 한류는 이어진다.
◇퇴장 아쉬움 털고 새 출발 앞둔 손흥민
손흥민에게 2019년은 잊을 수 없는 해다. 축구선수로서 역사에 남을 족적을 남긴 뜻깊은 한 해였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7일(한국시간) 한국인 유럽 무대 통산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B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통산 122·123호골을 신고했다.
차 전 감독이 보유하던 한국인 유럽무대 통산 최다골(121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갈색폭격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유럽에서 성공한 아시아 축구선수의 대표격이었던 차 전 감독을 뛰어넘은 것이다.
동북고 1학년 때인 2008년 대한축구협회 우수선수에 선발돼 독일로 축구 유학을 떠난 이후 약 10년 만에 세계를 호령하는 선수로 발돋움한 모습이다.
앞서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쟁쟁한 유럽의 강호들을 차례로 꺾으면서 결승에 진출하는 감격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비록 리버풀(잉글랜드)에 패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월드클래스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상복도 터졌다.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이름을 올리며 우상이었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순위인 22위에 자리했다.
평생 간직할 골도 터뜨렸다. 지난해 12월8일 번리와의 리그 16라운드에서 약 75m를 단독 드리블로 뚫은 후, 골을 기록했다. 약 11초 동안 상대 선수 7~8명을 따돌리는 스피드와 개인기를 선보였다.
이 장면을 본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바르셀로나 코치 시절 봤던 호나우두(브라질의 축구 스타)의 골이 떠올랐다"고 했다.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가 열광했다.
멋진 활약만큼 아쉬움도 있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59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던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이라는 씁씁할 성적표를 받았다.
리그에서는 지난해 한 해에만 퇴장을 3차례나 당했다. 특히 시즌 막판인 지난해 12월23일 첼시와의 리그 18라운드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3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한 해의 마무리를 함께 할 수 없었다.
5일 미들즈브러와의 FA컵 64강전, 12일 리버풀과의 리그 경기를 통해 2020년 새해를 시작한다.
◇박항서 매직,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 도전
박 감독은 베트남을 이끌고 지난해 12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시안(SEA)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통일 이전 남베트남의 이름으로 참가했던 1959년 방콕 대회 이후 좀처럼 이 대회와 연을 맺지 못했던 베트남은 60년 만에 마침내 한을 풀었다.
중심에는 박 감독이 있다. 성인대표팀과 U-23 대표팀 사령탑을 겸하고 있는 박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SEA게임 금메달로 베트남 축구사를 다시 썼다.
2017년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의 행보는 성공의 연속이었다.
이듬해 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약체 베트남을 결승까지 올리는 파란을 일으켰다. 우즈베키스탄에 패해 사상 첫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박항서라는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로 56년 만의 베트남을 준결승에 올려둔 박 감독은 10년 만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을 지휘하며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떠올렸다.
지난해 1월에는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서 8강에 올랐다. 베트남 축구가 동남아시아를 넘어서도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아시아에서마저 변방으로 통했던 베트남 축구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이제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새 역사에 도전한다. 베트남은 8일부터 태국에서 시작하는 2020 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준비하고 있다.
박 감독이 2018년 이 대회에서 베트남을 준우승으로 이끈 만큼 완전히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베트남은 D조에서 북한,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와 토너먼트 진출을 다툰다. 조별리그 성적에 따라 C조의 한국과 8강전에서 대결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회가 끝난 이후에는 2020 카타르월드컵 2차예선을 이어간다. 또 바쁜 한 해가 시작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