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 지도자, 트럼프 트윗에 "당신이 할수 있는 것 없다" 답글

기사등록 2020/01/01 22:57:46
[서울=뉴시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1일(현지시간) '이란이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피습 사건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You can’t do anything)"고 직접 답글을 남겼다. 2020.01.01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1일(현지시간) '이란이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피습 사건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You can’t do anything)"고 직접 답글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의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KH) 공습에 반발한 시위대가 바그다드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을 공격한 것과 관련해 이란에 책임을 돌리는 트윗을 남겼다.
 
그는 "우리의 시설에서 그 어떤 인명과 시설 피해가 발생한다면 이란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그들은 아주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것은 경고가 아니고 협박이다"고 했다.
 
KH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는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하시드 알사비(PMU 또는 PMF) 산하 조직이다. 시아파 성직자의 사병조직으로 출발했지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이라크 정부의 준군사조직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와 관련해 하메네이는 1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리트윗한 뒤 "이 사람(That guy)이 트위터에 '우리(미국)는 바그다그 사건의 책임이 이란에 있다고 보고 있고, 이란에 답할 것'이라고 했는데 첫번째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적었다.
 
이어 "둘째 물론 그럴리 없겠지만 만약 당신이 논리적이라면 당신들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저지른 범죄가 (여러) 나라들로 하여금 당신들을 증오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별도로 하메네이는 자신의 트위터에 "만약 이슬람 공화국(이란)이 도전하고 싸우기로 결정한다면 '떳떳하게(unequivocally)' 할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 이란의 국가 이익, 존엄, 영광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공격의 배후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부인하고 이라크와 아프간 등에서 미국이 자행한 만행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메네이는 시아파 민병대가 미국이 창조한 IS를 제거했기 때문에 미국이 공격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란은 IS의 배후가 미국이라는 음모론을 수차례 제기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한 일을 보라"며 "하시드 알사비가 미국이 만들고 키운 IS를 무력화하고 파괴했다고 복수를 하고 있다. 이란 정부와 국가, 나(최고 지도자)는 미국의 악의(malice)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했다.
 
이란 국영방송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한 회의에서도 "미국은 하시드 알사비에게 복수를 하고 있다. 자신들이 만들고 키운 다에쉬(IS의 아랍식 멸칭)을 제거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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