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민 요구가 檢개혁 원동력…제도화 막바지 단계"

기사등록 2019/12/30 15:08:44

"한해 결산하고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정에 임할 것"

"발자국, 역사 된다는 소명의식으로 시대 요구 부응"

"저무는 한 해, 국회 바라보는 국민 마음 착잡하기만"

"식물국회에 선진화법 무력화되는 볼썽사나운 모습"

"국회에 간곡 요청…볼모로 잡은 민생법안 놓아 달라"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9.12.30.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검찰개혁의 제도화가 결실을 맺을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고 우리 사회 전반의 불공정을 다시 바라보고 의지를 가다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종무식 성격의 영상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적지 않은 갈등과 혼란을 겪었지만, 국민의 절절한 요구가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며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을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촛불정신을 계승하며 변함없이 뜻을 모아준 국민의 힘이었다"며 "저와 정부는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한해를 결산하고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오늘 내가 남긴 이 발자국이 역사가 된다는 소명 의식으로 최선을 다해 국민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겠다"며 "국민께서도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더 행복한 2020년 새해를 맞이하시기 기원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서도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저무는 한 해 끝자락에서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며 "20대 국회 내내 정쟁으로 치달았고 마지막까지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미 역대 최저의 법안 처리율로 식물 국회라는 오명을 얻었고, 동물 국회를 막기 위해 도입된 선진화법까지 무력화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며 "우리 정치가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다는 생각은 저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로 인해 국민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예산 부수 법안이 예산안과 함께 처리가 안 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더니, 올해 안에 통과되지 못하면 국민에 직접 피해를 주는 일몰법안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12.30. dahora83@newsis.com
특히 "신혼부부, 자영업자, 농어민, 사회복지법인 등 취약계층 일부 지원을 당장 중단해야 할 상황"이라며 "월 30만원 지원하는 기초연금과 장애인 연금의 수혜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예산은 통과됐지만, 입법이 안 돼 제때 지원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여야 합의로 본회의에 상정됐는데도 마냥 미뤄지고 있는 청년기본법, 소상공인기본법, 벤처투자촉진법 등 민생법안도 국민의 삶과 경제에 직결되는 시급성을 다투는 것들"이라며 "아무리 정치적으로 대립하더라도 국회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일마저 방기하며 민생을 희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국회에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이제 볼모로 잡은 민생경제법안을 놓아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진정으로 민생과 경제를 걱정한다면 민생경제법안만큼은 별도로 다뤄주기 바란다"며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엄중히 여겨야 할 것"이라고 거듭 당부했다.

올 한해 국민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세상을 바꾸는 힘은 국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한 한 해였다"며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로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었지만, 국민의 응원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 "핵심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산업 육성 등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 주춧돌을 놓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며 "3·1운동 100년의 의미를 되살려 의지를 모아준 국민의 힘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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