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의 유인우주선 스타라이너 캡슐, ISS 랑데부 포기하고 중도귀환

기사등록 2019/12/22 23:24:26 최종수정 2019/12/22 23:52:12

보잉, 737 맥스 연속추락 불명예를 만회할 좋은 기회였으나 못살려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 '드래곤' 캡슐이 내년 먼저 유인 발사 가능

[AP/뉴시스] 미 나사 실시간 비디오 사진으로 한밤중인 22일 새벽5시(한국시간 밤9시)에 보잉의 유인우주선 스타라이너의 모형 캡술이 낙하산을 펴고 뉴멕시코주 육군사격장 기지에 착륙 귀환하고 있다.  2019. 12. 22.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 보잉의 모형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가 국제우주정거장(ISS)과의 랑데부를 중도포기하고 우주 비행 50시간만인 22일 새벽(현지시간) 미국 사막에 '무사히' 착륙 귀환했다.

내년 봄 미국 우주 비행사 3명을 태우고 ISS로 가기 전 최종 테스트에 나선 보잉의 스타라이너 캡슐은 이틀 전 20일 새벽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최대 5명의 비행사가 탈 수 있는 유인 우주선으로 만들어진 스타라이너 모형 캡슐은 당시 사람 대신 짐을 실은 무인 우주선이었다.

그러나 추진 로켓 애틀라스 5호와 분리 된 지 30분 후부터 문제가 발생해 2시간 뒤 보잉과 비행 감독 기관 나사(미 항공우주국)는 ISS와의 도킹 등이 포함된 8일간 비행 대신 이틀 간 비행으로 축소시키기로 결정했다.

52m 길이의 로켓 맨 상단에 실린 5m 길이의 유인 우주선 캡슐 안에 시계가 장착되었는데 어찌된 셈인지 잘못 세팅되어 반동추진엔진이 터지지 않고 연료만 소모하면서 계획된 것보다 낮은 궤도로 올라선 것이다. 연료가 부족해 도저히 ISS 도킹을 시도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이번 발사와 ISS 도킹 등이 성공했더라면 보잉은 스페이스엑스 사와 함께 내년 상반기에 2011년 이후 즉 9년만에 미국 우주비행사를 미국 땅에서 우주나 ISS로 쏘아올려 보내는 쾌거를 이루는 멋진 기업이 될 찬스였다.

상업 항공기 제조의 보잉은 2010년부터 우주 비행 사업을 추진했고 2014년 나사로부터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와 함께 유인 우주선 개발 프로젝트를 위탁받았다.

나사는 2011년 우주 셔틀 폐기 후 지구 상공 400㎞ 위의 ISS에 자체 우주비행사를 보낼 때 유인 우주선이 없었던 만큼 할 수 없이 러시아에 회당 1000억원의 티켓 값을 주고 러시아 우주기지에서 러시아 소유즈 캡슐을 타야했다.

나사는 2017년부터 러시아 캡슐을 사용하지 않고 보잉 스타라이너나 스페이스 엑스의 드래곤 캡슐을 타고자 했으나 양사 모두 2020년에나 가능하게 됐다.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 사는 올 3월 유인(크루) 캡슐 모형인 드래곤호를 성공적으로 ISS에 올려보냈으나 7월 비행 원천포기의 로켓 폭파 테스트 때는 실패했다.

상업 비행기에 비해 유인 우주선 개발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보잉은 이틀 전 테스트 발사로 한꺼번에 최종 시험을 통과해서 스페이스엑스보다 한 달이라도 먼저 유인 우주선을 띄우는 주인공이 되고자 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크루 드래곤이 성공했던 ISS 도킹마저 중도포기해야만 했다.

보잉은 지난해 인기 기종 737 맥스가 두 번의 추락으로 346명이 전원 사망한 뒤 전세계에서 맥스 운항정지 처분을 당한 상태인 데다 며칠 전 맥스의 제작을 임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미 언론들은 보잉이 103년 역사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다고 말했고 그런 만큼 20일의 스타라이너 유인 우주선 테스트를 보잉의 면목을 일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서 주목했다.

이를 놓치고 만 것인데 보잉과 나사는 그래도 스타라이너가 이틀 간의 우주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뉴멕시코주 화이트 샌드의 육군 사격장 기지에 낙하산과 에어백 도움으로 무사히 귀환한 것을 '대단한 성과'라며 자축하려고 애쓰고 있다.

빠르면 2020년 3월로 기대되었던 드래곤 내지 스타라이너를 통한 '미국 땅에서 미국 우주비행사 출발'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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