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응원단, 국가연주시 '우~' 야유…반중 정서 표출(종합)

기사등록 2019/12/18 18:42:19 최종수정 2019/12/18 20:49:02

범죄인 인도법 놓고 각 세우는 중국과 동아시안컵 축구경기

200여 홍콩 응원단 시종일관 '위아홍콩' 외쳐

경기에서는 중국이 2-0 승리

[부산=뉴시스]강종민 기자 = 18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안컵(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중국과 홍콩의 경기에서 홍콩 응원단이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이 연주되자 뒤돌아 서 야유와 함께 손가락 욕을 하고 있다. 2019.12.18. ppkjm@newsis.com
[부산=뉴시스] 권혁진 기자 =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마지막 날인 18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 범죄인 인도법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과 홍콩이 마침내 마주했다.

이 경기는 대회 시작 전부터 '관심 더비'로 지목됐다. 지난 6월부터 반년 가까이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를 통해 형성된 홍콩의 반중 기류가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여기저기서 해프닝이 불거졌다. 일부 홍콩팬들이 정치적 구호가 적힌 티셔츠를 반입하려다 보안 검색에 막혀 물품을 압수 당했다. 이 과정에서 홍콩팬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홍콩팬 200여명은 왼쪽 골대(본부석 기준) 뒤에 자리를 잡았다. 반대쪽 골대에는 20여명의 중국팬들이 모였다.

큰 목소리로 응원을 이어가던 홍콩팬들은 경기 직전 국가 제창이 시작되자 무섭게 야유를 쏟아냈다. 홍콩과 중국은 '의용군 행진곡'이라는 같은 국가를 사용한다. 국가가 같은 탓에 이날 국가연주는 한 번만 진행됐다.

일부 홍콩팬들은 야유에 그치지 않고 아예 등을 돌리는 행동으로 중국을 향한 반감을 드러냈다. 노골적인 욕설을 퍼붓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중국팬들이 힘차게 국가를 따라 불렀으나 야유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부산=뉴시스]강종민 기자 = 18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안컵(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중국과 홍콩의 경기에서 홍콩 응원단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2019.12.18. ppkjm@newsis.com
홍콩팬들은 시종일관 '위아홍콩'이 들어간 구호와 노래로 경기장 분위기를 압도했다. 전반 8분 실점했지만 이들에게 경기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홍콩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응원을 이어갔다. 중국 선수들이 세트피스를 시도할 때는 일제히 휴대폰 카메라 플래시를 켜 시야를 방해했다.

부산시와 대한축구협회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안을 강화했다. 경찰 기동대의 수를 종전 80명에서 350명까지 늘렸고, 사설 경호 인력 640명을 배치했다. 경기장 입구 곳곳에는 정치적 행위와 표현, 정치적 의사표현을 위한 설치물 반입, 차별적 언행과 행동 등 주요 금지 사항을 붙여뒀다.

경기는 중국의 2-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전반 8분 지샹의 헤더로 중국이 리드를 잡았다. 코너킥이 홍콩 수비수 가슴에 맞고 튀어오르자 헤딩슛으로 마무리했다. 중국은 후반 26분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쐐기를 박았다.

중국은 1승2패(승점 3)로 3위를 확정했다. 홍콩은 3전 전패로 대회를 마쳤다. 세 경기에서 득점없이 9실점으로 수준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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