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회 폭력사태' 한국당 맹공…"황교안, 대표 자격 없다"

기사등록 2019/12/18 11:45:12

이해찬 "사상 초유 폭력 집회…黃, 언제까지 이럴거냐"

이인영 "黃, 극우 정체성으로 무장…우리 정치에 불행"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1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윤해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자유한국당 주최로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선거법 저지 규탄대회'에서 자당의 의원이 한국당 지지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 폭력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나섰다.

특히 불법 폭력 집회를 주최·선동하고 집회 참가자들의 폭력을 방조했다며 전날 황교안 대표를 경찰에 고발한 민주당은 이날도 황 대표에게 법적, 정치적 책임을 재차 물으며 수사당국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사상 초유의 폭력 집회로 얼룩졌다. 이런 일은 듣도보도 못했다"며 "(폭력 사태가) 제1야당의 주도와 지원으로 이뤄졌다니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집시법 11조에 따라 원천적으로 집회와 시위가 금지된 국회 경내에서 집회 시위는 물론 폭력과 욕설, 협박이 계속됐다"며 "한국당은 이것이 당 행사라고 하면서 이를 조종하고 방조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특히 황 대표를 향해 "국회를 이 지경으로 만들고, 불법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시위를 이끌고, 그 분들을 격려하는 이런 행위를 언제까지 하실 것이냐"며 "언제까지 원외 중심으로 정당을 이끌어가실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우리공화당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공수처법 반대',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 등이 적힌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16. bjko@newsis.com
그러면서 "민주당은 불법 무법 사태를 주도한 한국당에 법적, 정치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경찰은 끝까지 수사해서 시위를 주도한 범죄자를 단호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황 대표는 한국당을 정말 잘못 인도하고 있다"며 "그제 국회 침탈 사건을 초래한 데 대해 한 마디 사과 없이 어제도 불법 시위대를 국회로 끌어들이려고 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황 대표는 전날 집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문희상을 끌어내겠다'고 마구잡이식 언어폭력을 퍼부었다"며 "여야 '4+1' 협의체가 '투표권 훔치는 도둑놈'이라는 막말까지 했다고 한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의회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는 광화문 태극기 부대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며 "몸은 여의도에 있지만 마음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광화문 집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우리당 당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함께 한후 연좌 집회를 하고 있다. 2019.12.16. kmx1105@newsis.com
그는 "황 대표는 의회 민주주의를 버렸고 보수를 자처해야 할 한국당의 정체성마저 완전히 버렸다"며 "한국당 대표가 태극기로 대표되는 극우 정체성으로 무장하고 증오의 정치에 사로잡힌 것은 우리 정치에 중대한 불행"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당 최고위원들도 한국당의 불법 폭력 사태와 황 대표를 향해 일제히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한국당 지지자들이 국회 경내에서 보여준 모습은 폭력 그 자체였다"며 "정의당 당직자 머리채를 잡고 얼굴에 침을 뱉고, 우리 당 중진 의원을 구타했다. 이런 행위는 집회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 3월 황 대표가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강력한 법치를 주문한 것을 언급하며 "법무부 장관과 총리, 대통령 직무대행까지 지낸 분이 법에 대한 해석을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오른쪽 네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18. photothink@newsis.com
박광온 최고위원도 "사상 초유의 국회 유린 사태는 한국당의 친황(친황교안), 친박(친박근혜) 독재가 가지는 위험성을 드러냈다"며 "극우 정당 수렁에 점점 빠져들어가는 한국당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황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군기를 잡고 의원들이 침묵하는 후진적 정치문화를 보면서 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판단은 이미 내려졌다고 생각한다"며 "제1야당 대표의 정상적 모습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격앙된 목소리로 "황 대표의 이런 태도에 대해 극소수 아스팔트 우파 태극기 부대는 열광할지 모르지만, 대다수 이성적 국민의 지지는 절대 받지 못할 것"이라며 "황 대표는 야당 대표의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이어 "황 대표가 일말의 반성이라도 했다면 어제 또다시 시위대를 선동하고 막말하는 행동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황 대표는 이에 대해 분명히 책임져야 하며 수사당국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형석 최고위원은 "황 대표가 정상적 판단 능력을 상실한 매우 심각한 상태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황 대표는 국회를 폭력으로 유린한 응분의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사죄, 대표직을 사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경찰청을 방문, 민갑룡 청장과 만나 황 대표 등 국회 폭력 사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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