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전문가들 '위성'에 무게, ICBM·핵 가능성도"
"北, 과소평가하면 안 돼" 한 목소리로 우려
15일(현지시간) CNN은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에 대한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두고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한 '위성 발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은 부친인 고(故)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2011년 이후 2개의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매체는 북한의 최근 '매우 중대한 시험'이 서해위성발사기지에서 잇따라 이뤄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에 이어 엿새 만인 14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체 발사 시험이 이뤄진 뒤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이 또 다시 진행됐다"며 "국방과학자들이 현지에서 당 중앙의 뜨거운 축하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북한이 스스로 "평화적이고 과학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으며, 과학·기술에 기반한 자주 경제를 통해 '번창하고 강력한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겠다고 언급해왔다는 점도 들었다.
위성 발사체와 핵을 탑재한 탄도미사일 발사체는 같은 기술을 사용한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4일 시험 발사 이후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데 적용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 전문가들은 실제 어떤 실험이 이뤄졌는지 확실하지 않으며 위성 발사 관련 시험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은 아직 ICBM의 중요한 요건인 대규모 탑재물을 지구 대기권으로 올릴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위성 발사 시험에서 북태평양에 대형 탑재물을 보낼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한다면 북한이 실제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대신 북한이 핵 활동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2012년의 이른바 '윤달 합의(Leap day deal)' 때에도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핵 실험, 영변 핵시설 폐쇄 등을 합의했지만 위성 발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 합의는 몇 주 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로 파기됐는데 이 때 차량에 실린 것이 위성인지, 미사일인지를 두고 논쟁이 일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이 구두로 로켓이나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했지만 위성 발사에 대한 언급은 없어 여전히 회색지대 같은 것이 남았다고 CNN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북한이 '선물'을 언급한 뒤 첫 ICBM 시험 발사를 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ICBM이나 핵 실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강력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2017년 첫 ICBM 발사를 했을 때에도 '미국에 대한 선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시험은 7월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이뤄졌다.
아미 베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역사를 보면 그는 사람들이 그에 대한 관심을 중단할 때 가장 도발적이 됐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제재완화를 원한다면, 추가 실험이나 도발은 앞으로 나갈 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우리는 북한이 기대 이상의 능력을 갖고 있고 그들의 핵 억제력을 키우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그들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애덤 마운트 미 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새로운 길' 중 무엇을 선택하던 트럼프 행정부에 놀라운 일이 돼서는 안 된다"며 "북한은 협상에서 굴복을 강요하는 미국에 대한 압박을 지속적으로 높여왔고, 트럼프 행정부는 그 모든 과정에서 몽유병 환자처럼 걸었다. 그리고 깨어났을 땐 불과 몇 주 밖에 남지 않았고 이 곳에서 잠재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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