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의 상소기구는 이날 24시(한국시간 11일 오전 9시)를 기해 새로운 무역분쟁에 대해 판정을 내릴 권한을 상실하게 된다.
이는 제재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 없이 각국들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거나 보호주의 조치를 도입하도록 유혹하게 할 수 있다.
필 호건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유감스럽고, 규칙을 기반으로 한 국제무역 체제에 매우 큰 타격이다. 국제무역은 지난 24년 간 WTO 상소기구의 분쟁 조정 능력에 크게 의존해 왔다"고 말했다.
상소기구는 7명의 심사원으로 구성하게 돼 있다. 그러나 상소기구의 위상은 WTO의 일 처리에 불만을 품은 미국이 심사원의 교체에 잇단 제동을 걸면서 계속 약화돼 왔다. 무역 분쟁을 둘러싼 판정을 위해선 최소 3명의 심사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남은 3명의 심사원 가운데 2명의 임기가 10일 밤 12시로 끝나는데도 새 심사원이 임명되지 않아 기능 정지가 불가피하게 됐다.
호건 집행위원은 "지금 다자주의와 국제무역 시스템은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소기구가 사라짐으로써 우리는 큰 규모이든 작은 규모이든 각국 경제에 WTO의 규정이 공정하게 적용되는 강제력을 갖는 분쟁 해결 시스템을 상실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U와 캐나다는 지난 여름 상소기구의 기능 정지에 대비, 일시적 안정장치로 새로운 무역분쟁 해결 시스템에 합의했다. EU는 이를 더욱 확대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나라들이 이에 동참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호건 집행위원은 "EU 집행위원회가 곧 이와 관련한 추가 제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