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구씨, 현지 보조 교사 아내로 맞아 함께 한글 확산 주춧돌
찌아찌아족은 부족 고유의 문자가 없어 찌아찌아어가 사라질 위기를 맞았지만 한글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올해로 오백일흔세돌을 맞은 한글날 경축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옆자리에서 만세삼창을 함께 외쳤던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한글학교 보조 교사 뜨리(26) 씨도 세간을 주목을 받았었다.
뜨리 씨는 현재 남편이자 한국 찌아찌아 문화교류협회 홍보국장인 강민구(40)씨와 함께 충북 청주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한글이 인연을 맺어준 데 보답이라도 하듯 부부 모두가 한글을 매개로 한국과 찌아찌아족의 가교 역할에 헌신하고 있다.
16일 이들이 전한 현지에서 한글의 의미는 남달랐다. 한글을 사용하는 현지의 반응이 뜨거워 한글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글자로 자리매김해서다.
실제로 현지 청년들이 조성한 깜뿡꼬레아 거리는 앞으로 한글의 발전적 사용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한국촌을 조성한 청년들은 앞으로의 목표로 전주 한옥마을을 꿈꾸고 있다. 불닭볶음면과 신라면이 현지에서 인기리에 팔린 지도 꽤 되었다고 뜨리 씨는 귀띔했다.
하지만 난관도 많아 한국에서의 낮은 관심이 안타까울 뿐이다.
제대로 된 교재조차 없는 데다 교사도 턱없이 부족해 한글 확산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결혼해 성공해 임신 5개월에 접어든 뜨리씨는 찌아찌아족을 가르치는 유일한 한글 교사인 정덕영(58) 교사가 정부 지원 없이 지인들의 소액 후원으로 10년째 현장을 지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한글 공부에 재미를 붙인 아이들이 한국에서 보내온 캔디나 펜, BTS 앨범 등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한글이 실생활에 녹아들고 있지만, 뒷받침하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이어 "교사초빙 시 비자 발급을 위해서는 현지의 공식적인 초청을 해줄 단체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제 생각은 현지에서 한국어 교육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뜨리 씨는 "찌아찌아족의 역사나 전설들을 한국어로 번역해 한국에 널리 알리고 싶은 것이 꿈"이라며 "한국과 찌아찌아 교류의 연결고리가 되고 싶다"라고 수줍게 웃었다.
이들이 사는 인도네시아 부톤섬의 인구는 50만여 명이며, 이중 찌아찌아족이 7만여 명에 달한다.
찌아찌아족은 독자적인 찌아찌아어가 있지만, 표기법이 없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가 2009년 훈민정음학회의 건의로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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