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군부 "모랄레스 물러나야".. 선거재판소장도 사임

기사등록 2019/11/11 06:32:23

모랄레스 재선거 실시 발표후에도

전방위로 사퇴 압박 계속

【라파스(볼리비아)=AP/뉴시스】볼리비아 국민들이 24일(현지시간) 수도 라파스에서 결선투표 실시를 요구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볼리비아 선거위원회는 이날 99.99% 개표가 완료된 상황에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47.07%를 득표해 36.51%에 그친 카를로스 메사 후보를 10%포인트 넘게 따돌림으로써 결선투표 없이 4선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2019.10.25
【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주기구(OAS)의 감사 결과를 받아들여 선거관리위를 재정비하고 다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그의 사퇴 압박은 여전히 거세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10일 볼리비아 선거최고재판소의 마리아 에우게니아 쇼케 소장이 10월 20일 치러진 대선에 대한 감사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으며, 같은 날  군부의 총 사령관 조차  모랄레스가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달 20일 실시된 대선 1차 투표 직후 대선 개표 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반정부 시위가 20여일 넘게 계속됐다. 
 
 BBC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볼리비아 최고선거재판소(TSE)는 투표가 끝난 후 4시간 만에 개표 83% 완료 결과를 발표했다. 모랄레스 대통령과 야당 후보인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의 득표율 차이는 7%포인트 안팎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개표가 갑작스럽게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되면서 득표율이 올라가는  등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 이후 모랄레스 대통령이 10%포인트 이상으로 메사 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는 발표가 이어지자 시민 사회에서는 개표 조작 의혹과 함께 불복 시위가 시작됐다.

【라파스(볼리비아)=AP/뉴시스】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수도 라파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4선 당선 성공을 선포한 후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볼리비아 선거위원회는 이날 99.99% 개표가 완료된 상황에서 모랄레스가 47.07%를 득표해 36.51%에 그친 카를로스 메사 후보를 10%포인트 넘게 따돌림으로써 결선투표 없이 4선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2019.10.25
시위가 장기화되자 미주기구(OAS) 선거감시단은 대통령선거과정에서 "불공정과 부정사례가 산적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 이에 따라 볼리비아 법무부도 선거재판소의 판사들에 대해서 수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볼리비아 군부의 총수인 윌리엄스 칼리만 장군은 국영TV 연설에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퇴해야만 이번 부정선거 의혹으로 일어난 3주간의 시위가 진정되고 사회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칼리만 장군은 이와 함께 볼리비아 국민을 향해서도 폭력 시위를 자제하고 진정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이 날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에 이 사건에 개입하고 나섰다.

모랄레스의 무리한 4선 연임 욕망은 지난 달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순간부터 부정선거 의혹을 불러오면서 치명적인 반대시위와 사회적 갈등을 폭발시켰다.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사상자가 나오면서 서둘러 재선거 실시를 선언하기는 했지만,  모랄레스에 대한 사퇴 압박은 여전히 거센 상황이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