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톨텐베르그 "우크라이나에 박수"
러 "나토, 중재자적 위치 버렸나" 불만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우크라이나의 남쪽 흑해로 돌출해 있는 크림반도를 둘러싸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또다시 날을 세우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를 비난하면서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키예프 포스트는 전날인 10월31일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이 지역에서의 군부대 주둔 문제를 놓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총장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비공식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훌륭한 회의를 마쳤다. 나토와 우크라이나는 새로운 차원의 협력에 도달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크라이나 의회를 찾아 크림반도의 안보 문제에 대해 발언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크림반도 내 우크라이나 군의 철수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반정부단체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군대와 장비를 철수하길 바란다"고 발언했다.
본래 러시아 영토였던 크림반도는 1954년 우크라이나에 편입됐다.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이 내전을 일으키며 2014년 러시아에 또다시 강제 병합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러시아에 각종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러시아는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1일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크라이나에 민스크 평화협정(크림반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독일의 중재로 체결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정)의 준수를 촉구하는 대신 러시아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는 진정한 기회를 차버렸다"며 "우리가 들은 것이라고는 러시아에 대한 불만뿐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나토 지도부는 냉전 종식 후 우크라이나와 유럽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에서 어떠한 교훈도 얻지 못한 듯 보인다"면서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나토 가입을 약속한다. 나토 동맹을 동쪽으로 '확장'하며 갈등을 조장하고, 사회를 분열시키고, 러시아가 반응하도록 밀어붙인다"고 주장했다.
코사체프 의원은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나토 회원국 모두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있다고 말함으로써 그들의 중재자적 위치, 잠재적 의무를 약화시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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