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EU 27개 회원국 대사들 회동
英의회 동의하면 '조기 탈퇴'도 가능해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영국을 제외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내년 1월31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연기하는 방안을 담은 합의 초안(draft agreement)을 내놨다. 다만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더 빠르게 마무리된다면 탈퇴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했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이 28일 오전 브뤼셀 회동에서 논의할 합의 초안을 바탕으로 이같이 보도했다.
합의 초안에는 "유럽 이사회에 의해 연장된 리스본조약 50조 시한을 2020년1월31일까지 연기된다"는 내용과 함께 "2019년 11월, 12월, 2020년 1월에 협정 당사자들이 각국의 비준절차를 완료하고 상대국에 통보할 경우 해당 월 첫날(1일)에 탈퇴협정이 발효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프랑스가 '단기적 연기는 허용할 수 있다'며 제시한 11월15일 탈퇴안은 합의 초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영국 매체들은 "EU가 만든 공식 문서에 확정된 날짜가 기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합의 초안의 의미를 강조하고 나섰다.
합의 초안에 첨부된 선언문에는 "브렉시트 합의안을 재협상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가디언은 이를 "EU의 브렉시트 연기 허가는 노딜(No deal·합의 없는) 브렉시트는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같은 합의 초안이 발행됐다는 것은 '더이상의 연기는 없다'며 반발하던 프랑스를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선언문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한가지의 변화가 있다. 바로 영국 몫의 EU 집행위원을 선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EU의 집행위원단은 28개 회원국에서 각 1인의 집행위원을 선발해 구성한다. 이번 집행위원단은 탈퇴가 예정된 영국을 제외한 27명으로 꾸려졌으나 합의 초안에는 "10월31일 이후에도 영국이 EU에 남아있다면 영국은 EU에 새로운 집행위원을 지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영국은 남은 기간 동안 EU 회원국으로서 "건설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고, "연합의 목표 달성을 위태롭게 하는 어떤 조치로 취하지 않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28일 아침에 열릴 EU 회원국 대사들의 회동에서 이 합의 초안이 지지를 얻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합의 초안이 승인되기 위해서는 회원국 만장일치의 동의가 필요하다.
EU가 브렉시트 연기에 동의한다면 남은 것은 영국 의회의 결정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EU가 브렉시트 연기에 동의할 경우 크리스마스 전인 12월12일 총선을 개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영국 정부는 28일 조기 총선 동의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조기 총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에 따라 하원의원 3분의 2의 지지를 받아야 하나 집권 보수당에서 의결권이 있는 의석은 287석으로 과반(320표)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실상 조기 총선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
조기 총선 시도마저도 실패한다면 영국 총리실은 제1야당인 노동당과의 브렉시트 공동 제안서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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