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브라질이 유엔 인권이사국?…"인권 역행 행위"

기사등록 2019/10/18 14:50:39

유엔, 지난달 베네수엘라 인권 침해 조사

"인권 침해 정책에 힘실어 주는 꼴" 우려 목소리

【카라카스=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비밀투표로 시행한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에서 베네수엘라는 총 193표 중 105표를 얻으며 새 이사국으로 선출됐다. 인권운동가들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정부에 반기를 든 이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체포와 감금, 고문을 일삼아 꾸준히 논란을 사고 있는 인물이라며 이번 결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사진은 9월30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 중인 마두로 대통령의 모습. 2019.10.18.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1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이 새로운 유엔 인권이사국으로 선출됐다. 인권운동가들은 유엔의 황당한 결정으로 두 나라의 정부가 현재의 야만적인 정책을 밀고 나갈 동력이 생겼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비밀투표로 시행한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에서 베네수엘라는 총 193표 중 105표를 얻으며 새 이사국으로 선출됐다. 남미 국가에 배정된 2자리 중 나머지 한 자리는 153표를 받은 브라질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내년 1월부터 3년 동안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된다.

2012년부터 베네수엘라를 이끌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정부에 반기를 든 이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체포와 감금, 고문을 일삼아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인권 침해를 이유로 베네수엘라 정부 관계자 100여명을 제재 명단에 올린 상태다. 

지난달 27일 유엔 인권이사회는 정치·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고문 등 인권 침해 상황을 조사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역시 경찰이 타당한 이유 없이 일반 시민에 폭력을 휘두르거나, 고문 행위를 퇴출하려는 노력을 약화시키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키려는 원주민과 환경운동가들을 공격해 세계적인 비난을 사기도 했다.

지난 16일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기본적인 인권마저도 공격하고 있다"며 경고했다.

베네수엘라의 한 인권운동가는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을 이사국에 포함시킨 것은 역내 인권 선진화를 역행하는 동기를 만든다"며 비판했다.

인권 싱크탱크 '워싱턴오피스 온 라틴아메리카(WOLA)' 관계자는 "이들 정부는 유엔 인권이사국으로 선출된 자신의 정부를 내세우며 그들이 행위를 비판하는 이들을 밀어낼 것이다"고 우려를 표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동유럽, 서유럽, 남미 등 5개 지역별로 47개 국가가 이사국을 맡고 있다. 매년 이사국 가운데 3분의 1을 새로 선출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 새로운 이사국으로 선정됐다.

한편 미국은 작년 6월 "인권 탄압국들이 이사회에 가담해 있고 앞으로도 이사국으로 선출될 것"이라며 유엔 인권이사회를 탈퇴했다.


sound@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