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사건' 관련 진상조사단 출신
"조사단, 보고서 안 윤석열 이름 봐"
"윤중천진술에 가치 없다고 판단해"
"면담보고서 초안에는 윤석열 없어"
박 변호사는 11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문제되는 보고서가 작성되는 과정과 그 후 내부 공유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먼저 그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원 3명이 지난해 12월26일 한 호텔에서 윤씨를 만났으며 당시 작성된 면담 보고서가 이날 논란의 단초가 됐다고 운을 뗐다.
박 변호사는 "단원 전부가 보고서 안의 윤 총장 이름을 다 봤는데 누구도 윤 총장을 조사해야 된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라며 "윤 총장의 이름이 기재된 이 보고서가 정말 의미 있는 진술이고 수사의 필요성이 있었는데도 조사를 하지 않았다면 저를 포함한 조사팀원들이 이 사건을 뭉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윤씨의 다이어리, 수첩,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등에 윤 총장의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오늘 수사팀에서 가장 기록을 많이 본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기록에도 윤 총장 이름이 없었고, 별장에 출입한 여성 등 관련자 진술로 윤씨의 진술에 의미를 부여할 만한 근거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진상조사단은 면담 이후에 윤씨를 불러 문답 조사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윤 총장과 관련된 질문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변호사는 "(윤 총장 접대 관련) 진술에 어떤 가치가 없었다고 본 것"이라며 "윤씨 진술 자체가 믿기 어렵고 자기 과시가 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초안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은 이 나라에 없다"라며 "면담 보고서 내용에 경찰이 윤씨가 사용한 휴대전화 상의 번호를 일일이 지목하면서 사람을 특정하며 물은 것이 있는데 거기에 윤 총장은 없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최종적으로 진상조사단이 윤 총장에 대해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하지 않았으며, 조사팀이 속한 단체 채팅방에서도 조사 필요성이 언급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방송 출연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조금 흥분했다. 이 문제로 더 이상 인터뷰하지 않겠다"라며 "사실을 말했다고는 하나 불편한 얘기여서 힘들었다.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한겨레21은 이날 진상조사단이 윤씨로부터 자신의 별장에서 윤 총장에게 접대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 이를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에 전달했으나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당시 수사단장을 맡았던 여환섭 대구지검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접대 진술이 있는 것은 아니고 만난 적도 있는 것 같다는 등 애매한 면담 보고서였다"라며 "윤씨에게 면담 보고서와 같은 얘기를 한 적이 있냐고 물으니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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