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유럽 등 국제사회가 터키군의 시리아 쿠르드족 공격을 비판하나고 나선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EU가 터키의 작전을 침략이라고 규정한다면 터키가 수용 중인 시리아 난민들을 유럽으로 보내겠다고 응수했다.
10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와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EU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면서 "우리 작전을 침략으로 매도한다면 우리가 해야할 임무는 단순하다. 우리는 문을 열고 360만명에 달하는 난민을 당신들(유럽)에게 보낼 것이다"고 경고했다.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반군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의 주축인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자국내 분리주의세력인 쿠르드노동자(PKK)의 시리아 지부 정도로 여긴다. 터키는 미국이 시리아 북동부지역에서 철군을 결정하자 군사행동에 돌입, 눈의 가시 격인 YPG를 붕괴시키려고 하고 있다.
터키는 이른바 안전지대를 설치, 현재 터키에 머물고 있는 시리아 난민 200만명을 재정착시킬 계획이다. ''테러' 가능성이 있는 쿠르드족 대신 적의가 없는 시리아 난민들이 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시리아 쿠르드족들은 안전지대 이남 지역으로 밀려나게 된다.
터키 국방부는 이날 트위터에 "군사행동 첫날 지정된 목표를 모두 확보했다"면서 "우리 특공대는 유프라테스강 동쪽을 향해 계속 진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반면 SDF는 "터키가 유프라테스강 동쪽으로 진격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맞섰다.
하지만 EU는 터키의 계획을 두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정한 난민 송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비판하면서 시리아 북동부에서 인구통계학적 변화를 꾀하는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U는 전날 터키군의 SDF에 대한 군사행동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시리아 적신월사에 따르면 터키군이 시리아 북동부지역에 대한 공습과 포격을 시작하면서 민간인 10만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민간인 5명이 숨지고 어린이 6명을 포함해 25명이 다쳤다.
ironn10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