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면에·안철수 복귀 시동…바른미래, 분당 신호탄?

기사등록 2019/09/30 16:19:55

비당권파, 유승민 대표로 '변화와 혁신 위한 비상행동' 출범

'독일' 안철수, '마라톤 도전기' 담은 신간 내달 9일 출간 예정

분당 신호탄 분석...안철수계 비례대표들의 출당 문제 관건으로

【서울=뉴시스】 이종철 장세영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왼쪽)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또한 최고위원회의 회의실 옆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9.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바른미래당의 공동 창업주인 유승민 의원이 30일 비당권파 모임의 대표를 맡으며 전면에 나섰다. 또다른 공동 창업주인 안철수 전 의원은 신간을 내놓으며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 야권발 정계개편의 방아쇠가 당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른미래당의 유승민계, 안철수계 등 비당권파 의원 15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회의에서 당 변화와 혁신, 방향 등을 논의할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공식 출범하고 전 당원 비상대책기구로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대표에는 바른정당계 수장인 유승민 의원이 추대됐다. 최근 '조국 사태' 등 정치 현안에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도 당내 현안에는 언급을 자제했던 유 의원이 전면에 나섰다.

유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창당)1년8개월 이상 지났지만 당이 어려움 겪는 시점에 여전히 바른미래당 창당 정신인 개혁적 중도보수 정신이 여전히 중요하다"며 "목표에 달성할 때까지 대표직을 제 모든 것 바쳐서 수행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 28일 '제9회 젊은 의사포럼' 특별 강연에서 "작년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쳐서 바른미래당을 만들었는데 아직 저희들이 보여드린 게 없다"며 "제가 당에 와서 이런 실패들을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 어떻게 할거냐는 고민이 깊고 저도 결심해서 행동에 나서겠다"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독일에 머물고 있는 안철수 전 의원이 마라톤 도전기를 담은 신간을 조만간 출간할 예정이다.(출처 안 전 의원 팬카페 '미래광장')
당 안팎에선 바른미래당 공동 창업주인 유 의원이 바른미래당에 대해 '실패'로 규정하고 독자 모임을 출범해 세력 규합에 나선 만큼, 당을 탈당하고 신당을 창당하는 방향으로 뜻을 굳혔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유 의원은 탈당 여부에 대해 "전혀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라면서도 "이대로는 우리가 하고 싶은 정치를 어느 것도 이룰 수 없어 어떤 선택할 지 모든 선택지를 놓고 고민 중"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권파에서 제기하는 한국당과의 통합설과 관련해선 "당 일부에서 한국당과 통합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은 정말 앞뒤가 안 맞고 저희 진정성을 모독하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같은 날 독일에서 머물고 있는 공동 창업주 안철수 전 의원도 내달 9일 마라톤 도전기를 담은 신간을 출간한다는 소식을 알려 정계 복귀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안 전 의원의 측근은 "출판기념회나 귀국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축했지만, 정치인들이 책을 출간하며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거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정치 복귀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 의원은 변혁 모임에 대한 안 전 의원과의 교감 여부에 대해 "오늘 모임이 출발하니까 안 대표에게도 뜻을 전하고 물어볼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신당 창당 절차와 정당 보조금이 지급되는 시점(11월 중순) 등을 고려해 이르면 내달 줄탈당이 가시화될 것이란 구체적인 예측까지 나온다.

다만 바른미래당의 분당 현실화엔 '변혁'에 함께 한 안철수계 의원들의 출당 문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7명 중 6명의 의원이 비례대표로, 비례대표는 자진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고 당이 제명할 경우에 의원직을 지킬 수 있다.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2가 동의해야 하는데, 안철수계 의원들이 출당하면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되는 당권파 의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바른정당계에서도 지상욱 의원이 YTN과의 인터뷰에서 "탈당하면 우리가 만든 개혁적인 보수정당을 사실 저쪽(당권파)에 넘겨주는 것"이라며 신중론을 폈고, 바른정당계 또다른 한 인사도 내달 탈당설에 대해 "국정감사 일정도 있고 쉽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해 직무정지 6개월 처분을 내린 데 이어 이준석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지난 29일 징계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비당권파는 최고위에서 결정권을 가진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을 제거하는 수단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비당권파의 '변혁' 모임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며 세력 규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 의원은 "당원들, 바깥의 당에 대해서 희망을 갖고 있는 젊은 세대들, 당 밖에 개혁적 중도 보수 뜻을 같이하겠다는 분들을 다양히 만나 세력을 규합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jabi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