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방 알선' 김상채 변호사, 2심 집행유예…"잘못 반성"

기사등록 2019/09/27 10:53:42

김상채 "교도소 독방 알선해줄게"

수감자 상대 3300만원 챙긴 혐의

1심 징역 10개월→2심 집유 감형

【서울=뉴시스】김상채 전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자료=뉴시스 DB)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교도소 수감자들에게 돈을 받고 독방을 알선해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상채(52·사법연수원 25기) 변호사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배준현)는 2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변호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추징금 2200만원은 1심과 같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변호사의 정당한 활동을 벗어나는 위법 행위 경계가 사실 모호할 수 있다"며 "결국에는 구체적인 사안에 있어서 관련자들 진술이나 당시 어떤 범행이나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서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이 사건은 정식적인 법률 위임이라는 서류 등 요소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교정청이나 국회 법사위를 언급하면서 어떤 개인적인 인맥이나 이면에서의 어떤 역할로 해결해준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며 "상대방도 다들 그렇게 이해했지 사건을 적법하게 의뢰받아서 변호사로 서면을 쓰고 적법하게 변론 활동한다고 이해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정도 금액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이런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서 정말 마음으로부터 큰 후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고 그런 반성문을 많이 써냈다"며 "유무죄를 다투지만 기본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잘못에 대해 회한의 반성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1심은 "기본인권과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의 공적 지위를 망각하고 공여자들의 그릇된 믿음을 이용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로 인해 교정시설 운영에 관한 교정공무원 직무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훼손됐다"고 판단, 실형을 선고했다.

판사 출신으로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지낸 김 변호사는 3명의 수감자를 독방으로 옮겨주는 대신 1100만원씩 총 3300만원을 자문료 명목으로 받은 혐의로 지난 3월 구속기소됐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수감자에게 독방 거래를 제안하고, 수감자가 응할 경우 독방으로 옮겨주고 돈을 받았다.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받은 돈은 형사사건 자문료로 받은 것으로 하자는 제안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가 독방 제공을 제의한 3명 중에는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는 이희진(복역 중)씨의 동생이 포함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다만 이씨 동생 측은 1100만원을 건넸다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다시 돌려받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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