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계관 "조미 수뇌회담에 회의심…트럼프 용단에 기대"

기사등록 2019/09/27 07:22:39

"美, 공동성명 이행 위해 해놓은 것 없어"

"제재 조미관계 퇴보…美 동향 주시할 것"

【AP/뉴시스】 =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은 27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회의감이 여전히 남아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에 기대하며 미국 측의 동향을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김계관 외무성 고문 명의 담화에서 "최근 미국에서 조미 수뇌회담 문제가 화제에 오르고 있는데 대하여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담화는 "진행된 조미 수뇌상봉들과 회담들은 적대적인 조미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조선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깃들도록 하기 위한 조미 두 나라 수뇌들의 정치적 의지를 밝힌 역사적 계기로 되었다"며 "그러나 수뇌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이행하기 위한 실제적인 움직임이 따라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하여 앞으로의 수뇌회담 전망은 밝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담화는 이어 "신뢰 구축과 조미 공동성명 이행을 위하여 우리는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감행하여 억류되었던 미국인들을 돌려보내고, 미군 유골을 송환하는 등 성의 있는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그러나 미국은 공동성명 이행을 위하여 해놓은 것이 없으며, 오히려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고 대조선 제재압박을 강화하면서 조미관계를 퇴보시켰다"고 비판했다.

담화는 나아가 "워싱턴 정가에 우리가 먼저 핵을 포기해야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다는 '선(先) 핵포기' 주장이 살아있고, 제재가 우리를 대화에 끌어낸 것으로 착각하는 견해가 난무하는 실정에서 또 한 차례의 조미 수뇌회담이 열린다고 하여 과연 조미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겠는가 하는 회의심을 털어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담화는 그러면서도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 접근방식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그가 전임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로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에 기대를 걸고 싶다"며 "나와 우리 외무성은 미국의 차후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관계 개선에 대한 여지를 뒀다.

jikime@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