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회동에 나섰다. 소송전에 대한 각 사의 입장 등을 논의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김준 총괄사장이 다음 주말 미국에서 열리는 'SK 나이트'에 참석하기 위해 19일께 출국하면서 더는 시간을 늦추지 않기로 한 것에 따른 것이다.
이번 만남에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자리를 함께하지 않았다. 두 회사 간 소송전이 격화되며 산자부에서 중재에 나선 것은 맞지만 기업 CEO 회동 자리에 동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 사의 요청도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기업 간의 소송 문제에 정부가 관심을 두고 도움을 줄 수 있으나 기업 간 의견 조율 자리에 함께하는 것은 지나친 간섭으로 보일 수 있다"며 "조율 과정에서 두 CEO만 참석하는 것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두 CEO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서로가 자신의 회사 입장을 강조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날 "양 사 CEO가 오늘 만났다"면서도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는 자리였다"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LG화학이 올해 4월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국내에서 낸 뒤 이달 3일 미 ITC와 연방법원에 LG화학과 LG전자를 대상으로 특허 침해 소송을 내며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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