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유통업체들 복합 쇼핑몰로 대반격
아이스링크, 대형 키즈카페 등 총 집결
반려견 공원까지 갖춰 가족 모두 잡아
규모 키우고 맛집 대거 입점 '힐링 공간'
롯데·신세계는 온라인에서는 불가능한 체험형 콘텐츠로 완전 무장해 소비자를 스마트폰 밖으로 끌어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유통업체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롯데는 5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 '롯데몰 수지'를 열었다. 신세계는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을 확대 업그레이드해 1일부터 영업 중이고, 경기 부천시에 '스타필드 시티 2호점'을 5일부터 운영한다.
◇자녀가 재미있어해야 부모가 온다
일단 주요 공략 대상은 어린이다. 어린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이 있어야 부모가 움직이고, 돈을 쓴다는 것이다.
롯데몰 수지에는 쇼핑몰 최초로 아이스링크장이 들어섰다. 암벽 등반 등 레저·액티비티 공간과 330평 규모 모험·탐험형 키즈파크가 있다. 유통 시설 최고 높이(24m)의 LED 전광판 '미디어타워'로 어린이 시선을 잡아끈다.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은 160평 규모 키즈카페를 만들었다. 지역 최대 규모 아동 패션 전문 존을 만들고 최신 트렌드의 명품·컨템포러리 브랜드의 아동 라인과 국내 인기 아동 브랜드를 한 곳에 선보인다. 스타필드 부천점에는 어린이를 위한 대형 실내 놀이터가 있고, 100평 규모 어린이집도 들어선다. 스타필드의 시그니쳐 공간인 별마당 도서관도 들여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영유아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는 주말 여가 활동이 자녀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어린이가 오면 2~4명이 함께 온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어린이를 공략하지 못하는 쇼핑몰은 집객(集客) 효과가 떨어진다"고 했다.
키즈(Kids) 콘텐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쇼핑몰은 가족 구성원을 디테일하게 공략하고 있다.
롯데몰 수지는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 존을 구성해 남성 고객을 공략한다. 열대과일·해적·사파리는 물론 40여 년 전 용인 모습 등을 AR로 체험하며 디지털 모험을 즐길 수 있다. AR 게임뿐 아니라 포토존에서 기념사진과 영상도 남길 수 있다.
스타필드 부천점은 '아카데미'를 두고 성인 대상 취미·교양·자기계발 프로그램부터 초보 엄마를 위한 육아 코칭 프로그램 운영한다. 옥상에는 반려견이 목줄 없이 산책할 수 있는 천연 잔디로 된 펫파크를 설치했다. 5인제 축구경기를 즐길 수 있는 풋살장도 있다.
파주 아울렛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중국어·영어 외에 태국·몽골·필리핀 등 보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고객을 위한 세분된 통역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또 구매한 상품을 해외로 즉시 배송할 수 있게 DHL 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내가 옷을 고를 때 남편이 지루해하는 일을 없게 만드는 게 몰링의 핵심"이라고 했다.
◇편하게 더 편하게
롯데는 롯데몰 수지를 "공원 같은 복합쇼핑몰로 만들겠다"고 했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부천을 "언제든 방문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게끔 하겠다"고 했다. 방문객이 많더라도 최대한 쾌적한 환경에서 몰링할 수 있게 규모를 키우고 주차 공간이나 식사 장소를 충분히 마련해 방문객이 몰렸을 때의 불편함을 줄였다는 의미다.
롯데몰 수지는 지하 6층 지상 5층 규모다. 지하 6층부터 지하 2층이 모두 주차장으로 1700여 대를 댈 수 있다. 쇼핑몰 내에 약 2000명이 근무하며 1층과 4층에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은 물론 부동산사무소·세탁소·동물병원·네일숍·마사지숍 등 각종 편의 시설도 입점했다.
스타필드 부천은 지하 5층에 지상 9층 규모다. 주차는 1900대까지 가능하다. 이마트 트레이더스까지 들여놓아 장보기 기능도 갖췄다.
도심 외곽에 있어 규모 면에서 수지와 부천을 압도하는 파주 아울렛은 외식에 집중했다. 외식 브랜드를 두 배 이상 늘려 웬만한 국내 유명 맛집을 모두 들여놨다.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평할 정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충분한 주차 공간 확보는 필수다. 맛집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며 "불편한 것 없이 쇼핑몰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jb@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