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 “주민들 많은 고통 감수…죄송스럽지만 연장 불가피”
대책위 “색달동 음식물 처리시설 완공 서둘러야…연장 불가”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대책위)는 21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환경시설관리소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만나 매립장 연장 운영과 관련해 비공개 논의를 진행했다.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원 지사는 “봉개동 주민들이 그간 많은 고통을 감수해왔다. 오늘도 현장을 보고 왔지만 냄새 문제부터 여러 가지 불편함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원 지사는 “서귀포시 색달동에 건설하고 있는 음식물 처리 시설이 빨리 완공되어야 봉개동 주민들이 고생에서 벗어나게 될 것인데 중앙부처와 예산 등을 협의하다보니 늦어졌다”면서 “하지만 기존에 했던 약속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기술적 방법을 사용하고 예산을 추가 투입해 원래 목표한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할 것”이라며 “책임있는 자세로 전폭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약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죄송하고 불편한 말이지만 양해를 구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매립장을 연장 운영해야하는 것”이라며 “신뢰가 일부 상했지만 도지사로서 종합적인 차원에서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의 연장 협약을 하면서 압축포장 쓰레기 반출 계획에 대한 예산 반영을 요청했지만 올해 예산은 전혀 없었다. 추경 69억원이 전부”라며 “이 돈으로는 전체 압축쓰레기 6만톤 중 2만톤도 처리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은 의지가 부족하거나 능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지난해 더 이상의 연장은 없다고 분명히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시간이 부족하다면 야간작업을 해서라도 색달동 음식물처리시설의 공사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비공개 면담에 앞서 원 지사는 고희범 제주시장과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곳곳을 찾아 악취 등 주민들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들었다.
한편 지난 1992년 8월 운영을 시작한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은 지난해 연장 협약을 포함해 총 세 차례 사용기간이 연장됐다.
도는 서귀포시 색달동에 음식물류 폐기물처리시설을 오는 2021년까지 준공하고 봉개동 음식물처리시설을 중단키로 했지만 국비 확보 등 행정절차 지연으로 준공이 2023년으로 미뤄지면서 주민들이 쓰레기 반입을 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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