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장르적 차이는 있지만, 김홍선(43) 감독의 영화에서 '스릴러'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공모자'들은 반전 스릴러이고 '기술자들'은 케이퍼무비, 즉 하위 장르 범죄물로 강탈이나 절도를 다루는 영화다. '반드시 잡는다'는 유쾌한 스릴러, 이번 '변신'은 호러 스릴러다. 내가 쓰면 글이 좀 세게 나온다. 이상하게 스릴러적인 성격이 강해진다. 그런 것들을 굉장히 좋아하는 게 아닐까."
김홍선 감독은 스릴러를 가장 좋아하지만, 스릴러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제일 좋아하는 영화로는 로맨스 '세렌디피티'를 꼽았다. "로맨스도 찍어보고 싶지만, 로맨스 시장이 많이 죽어 쉽지가 않다. (범죄영화) '시티 오브 갓'이 두번째로 좋아하는 영화다. 다큐멘터리 같은 빈민가 얘기다. 사극도 해보고 싶다. 드라마 조연출 때도 사극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사극은 완전 다르다고 하더라"며 여러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영화 '변신'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며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그린 공포 스릴러다. 배성우(47), 성동일(52), 장영남(46) 등이 출연한다. 오컬트 영화인 동시에 가족영화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내가 헀던 영화들 중에서 '변신'이 가족 얘기가 가장 진하다. 선과 악이 불분명한 걸 좋아하는데, 이런 부분이 제일 진한 게 이번 작품이다. 가족은 항상 같은 편인데, 남의 편이 됐을 때의 상황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김홍선 감독은 '변신'의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기 위해 CG와 개연성이 떨어지는 설정은 최소화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현실에 발을 디딘 호러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이번 작품을 연출했다. 김 감독은 "CG는 최소화했다. 개연성이 없는 뿔이 달린 악마라든지 이런 것들을 최대한 배제하고자 노력했다. 오히려 (일상 속) 사람들로부터 악마의 모습을 차용하려 했다. 극중에서 이웃이 아들의 의자를 부순 것이나, 칼질 소리 같은 것도 층간소음 문제 등 현실적인 것에서 따왔다. 악마의 모습은 한 번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게 변신해 있다는 게 무섭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주인공인 구마사제 삼촌 '중수'의 트라우마를 표현하는 장면에서는 앨런 파커 감독의 영화 '엔젤 하트'를 오마주했다. 천장에서 피가 내리는 장면인데,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면서도 영화적 재미를 위해 너무 설명적일 수 있는 부분들은 과감히 들어냈다. "설명적이었던 점은 다 뺐다. 조금 더 불친절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약간 헷갈렸으면 좋겠다는 게 나의 의도였다. 그래야 관객들이 내가 생각하는 반전을 느낄 거라고 생각했다."
관객에게는 앞선 오컬트 영화들과의 차이점과 배우들의 연기 변신에 주목할 것을 청했다. "전형적인 호러 오컬트라고 봐줬으면 좋겠다. 전형적인 걸 가지고 변주를 어떻게 했는지 스릴감을 느끼면서 봐줬으면 좋겠다. 앞선 오컬트 영화와는 색깔이 다르다. 차이점을 찾으며 봐주면 좋을 것 같다. 성동일 배우 등 출연 배우들이 기존에는 안 했던 연기를 한다. 그걸 보는 맛도 충분히 있을 것 같다. 신인 배우들이 신인 같지 않은 연기를 하는 것도 신선할 것 같다. 한국적 오컬트인 '장화홍련' 같은 영화와 달리, 서양식 오컬트가 접목된 장르적 특징도 있다. 여기에 가족에 대한 얘기가 같이 들어가 있는 걸 보면 좋을 것 같다."
목표 관객수에 대해서는 "첫 영화, 두 번째 영화가 모두 잘됐다. 100만명 넘기가 힘들다는 걸 못 느끼다가, 세 번째 영화가 망하며 그 어려움을 실감했다. 영화를 본 한 분 한 분이 모두 감사하다는 걸 알게 됐다. 손 잡고 다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300만명이 넘으면 다같이 하와이 가기로 했다. 166만명이 손익분기점이다. 손익분기점부터 일단 넘겼으면 좋겠다"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김홍선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 가족 공포 스릴러 '변신'은 21일 개봉한다. 112분, 15세 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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