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HS 'LGU+ 5G 속도 1등' 보고서 발표…SKT·KT, "신뢰성 의문"

기사등록 2019/08/12 18:35:29
【서울=뉴시스】5G 다운로드 속도 '중간값' (그래픽=IHS마킷 루트메트릭스 제공)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3사 가운데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내용의 미국 조사업체의 보고서가 공개되자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가 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1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해외 컨설팅 회사 IHS마킷 루트메트릭스(RootMetrics)는 이날 '한국에서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빠른 5G 속도, 가장 낮은 통신 지연, 뛰어난 5G 데이터 안정성을 보이면서 경쟁 구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IHS마킷 루트메트릭스는 6월 28일부터 7월 6일까지 열흘 동안 서울의 강남, 홍대, 여의도, 명동, 이태원, 동대문, 인사동, 서울역, 용산역 등 30개의 실내 장소를 방문하고 1252km를 이동하며 5G 속도, 접속 성공률, 지연시간 등을 분석했다.

모든 테스트는 각 통신사 매장에서 구매한 개조되지 않은 기성품 LG전자 V50 씽큐(ThinQ) 5G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했다.

IHS마킷 루트메트릭스는 또 "5G 성능에 관한 1만6000번 이상의 과학적인 실험을 진행했다"며 "무작위 표본조사 기법을 통해 성능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제공했다"라고 설명했다.

조사결과 5G 내려받기 평균 속도는 LG유플러스가 426.4Mbps로 가장 빨랐고, SK텔레콤 286.9Mbps, KT 163Mbps 순이었다.

5G 접속 성공률을 의미하는 신뢰도(reliability)는 KT와 LG유플러스가 100%, SK텔레콤은 99.7%였다. 인터넷 연결 시 접속까지 걸리는 시간 등을 측정한 대기 시간(latency)은 LG유플러스가 72ms(밀리세컨, 1000분의 1초)으로 가장 짧았고 KT 107ms, SK텔레콤 195ms 순이었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이번 조사결과를 신뢰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한 경쟁 통신사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서울을 중심으로 갤럭시 5G S10 5G가 아닌 시장 점유율이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 LG V50 씽큐 단말만 활용해 조사했다"며 "또한 국내에서 매년 진행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서비스 품질평가는 최소 5개월 이상 전국 단위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과 달리 IHS는 조사기간도 너무 짧다"라고 지적했다.

경쟁사들은 조사 의도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IHS마킷 루트메트릭스가 지난 4월 한국의 5G 상용화 이후 짧은 조사 및 분석을 마치고 모회사인 IHS의 한국지사와 함께 국내 이통사에 연락을 취해 컨설팅 제안을 해왔다고 알렸다.

또 이 과정에서 IHS마킷 루트메트릭스 측이 단말을 바꾸어 재측정까지 하며 특정 업체의 입맛에 맞게 결과를 조작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에 갤럭시S10 5G 단말을 활용해 1차 조사를 마친 후 이 결과를 판매하기 위해 이통3사에 최초 접촉했는데, 돌연 6월에 LG V50으로 단말을 바꾸어 재측정을 한 후 최종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것.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말에도 화웨이 5G 장비가 설치된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LG V50 단말로 측정한 속도 결과를 기사형 광고, 대리점 포스터 등을 통해 광고해 이통사 간 공방으로 이어진 바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최초 4월 조사를 무효화하고 LG유플러스가 속도 홍보에 열을 올리던 것과 같은 기간인 6월에, LG유플러스 측이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서울 지역에 국한, LG V50 단말만 활용해 진행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IHS마킷 루트메트릭스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전세계. 전산업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굳이 한 기업에 편향되게 조사를 할 이유가 없고 그렇게 했다면 포춘 500대 기업이 왜 우리 회사 자료를 받아보겠냐"라고 반박했다.

이어 "갤럭시S10 5G 단말을 활용해 1차 조사를 마친 후에 재 조사를 했다는 의혹 즉, LG V50로만 조사를 한 배경에 대해서는 미국 본사에 문의를 넣어놓은 상태로 답변이 곧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IHS마킷 루트메트릭스에 별도로 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고 그쪽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min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