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일본에 감정적 대응한 건 보수정부 때…굉장히 심해"

기사등록 2019/08/06 16:59:55

정유섭 "文대통령의 '日 동맹 아니다' 발언으로 관계 악화"

정의용 "李 독도 방문, 朴 위안부 합의 발언이 더 감정적"

노영민 "日 자위대 한반도 진주 훈련 거절 위해 발언한 것"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08.06.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에 감정적으로 대응해 한일 관계가 악화됐다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 "과거 두 번의 보수정부 때 일본에 대한 감정적 대응이 굉장히 심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정 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 한일 관계와 관련해 이 상황은 정부가 잘못을 해놓고 국민들을 상대로 반일 선동을 하고 있다'는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대응했다.

정 실장은 "(보수정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위안부 합의가 안 되면 한일 정상회담도 개최가 안 된다'는 발언 등으로 매우 감정적으로 대응을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에는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자는 것을 계속 일본 측에 강조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강제 징용 문제, 일본의 보복 조치와 관련해서도 우리 정부는 작년 10월30일 대법원 판결 이후 꾸준히 일본을 설득해왔고, 또 마지막으로 주요20개국(G20) 정상 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의를 했는데 끝까지 일본이 우리의 이런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외면하고 6월30일 역사적인 판문점 3자 회동 직후 7월 6일 이런 보복 정치적 보복조치를 감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한일협정을 체결한 박정희 전 대통령과 'DJ·오부치 선언'을 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예를 들며 "그분들에 비하면 문 대통령은 너무 감정을 앞세우고 있다"며 "우리는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잘 관리해 달라는 것인데 지금 대통령은 자꾸 확전을 시키고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지금 한일 관계 악화를 촉발한 것은 문 대통령이 맨 처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났을 때 '일본은 동맹이 아니다'라고 해서 감정이 악화되기 시작한 것"이라며 "외교적 언사로 할 수 있는 말을 직설적으로 본인 입으로 한 것은 국가지도자로서 신중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 말씀이 나온 배경을 알면 정 의원이 이런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 의원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노 실장은 "이 얘기는 한국과 미국, 일본 3국 정상의 만남 속에서 나왔다"며 "3국의 합동 군사 훈련, 일본 군대가 한반도로 진주하는 훈련이 (논의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문 대통령은 우리가 과거 일본으로부터 침략을 당했던 경험이 있는 나라이고, 한국과 미국은 동맹의 관계지만 우리와 일본은 동북아에서 3국 간의 군사 협력을 유지하고 있는 관계이니 이 정도로 하는 것이 좋겠다. 일본이 한국으로 진주하는 훈련까지 우리 국민이 용납하기는 어렵다고 한 것"이라며 "그래서 일본과는 군사동맹 관계가 아니라는 얘기를 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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