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군사훈련 중 핵실무협상 안하겠다고 밝혀

기사등록 2019/08/06 07:27:21

"전쟁모의판 벌어지는 때 건설적 대화 기대 못해"

김정은 신년사서 밝힌 '새로운 길' 다시 강조해

미 제재 지속시 핵·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 경고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새벽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또다시 지도했다며, 노동신문이 사진과 함께 3일 보도했다.  2019.08.03.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강영진 기자 = 북한 외무성은 6일 대변인 담화를 발표, 5일 시작한 한미합동군사훈련 '동맹 19-2'가 6.12 북미공동성명, 판문점 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새벽에도 최근 2주새 네번째로 단거리 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날 담화는 지난 6월말 판문점 상봉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약속한 핵실무협상 재개를 지연시키고 지난해부터 유지해온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수도 있음을 압박하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다만 북한 외무성은 자신들의 입장이 원칙적이라고 밝혀 당장 핵과 미사일 실험을 재개하지는 않을 것임을 밝혔다.

외무성은 "우리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끝끝내 우리를 겨냥한 합동군사연습을 벌려 놓았다"면서 "이것은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한 6.12조미공동성명과 판문점선언, 9월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로골적인 무시이며 공공연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이번 연습을 정당화해보려고 별의별 요술을 다 피우고 있지만 합동군사연습의 침략적성격은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가리울 수도, 미화할 수도 없다"고 강변했다.

외무성은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우리로 하여금 국가안전의 잠재적, 직접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대응조치들을 취하도록 떠민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면서 "일방은 공약을 줴버려도(무시해도) 되고 우리만 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이어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입만 벌리면 합동군사연습이 '방어적'이라느니, 전투준비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느니 뭐니 하고 떠들고 있는데 우리 역시 국가방위에 필수적인 위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개발, 시험, 배비하지 않으면 안되게 될 것"이라고 밝혀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외무성은 또 "대화 상대방을 겨냥한 전쟁모의판이 벌어지고있는 때에 건설적인 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며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과 마주앉아 맥을 뽑으면서 소득없는 대화를 할 필요도 없다"고 밝혀 한미합동군사훈련이 끝날 때까지 핵실무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외무성은 특히 "앞에서는 대화에 대하여 곧잘 외워대고 뒤돌아 앉아서는 우리를 해칠 칼을 가는것이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떠들어대는 '창발적인 해결책'이고 '상식을 뛰여넘는 상상력'이라면 우리 역시 이미 천명한대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길'은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의 대북제재가 지속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내용으로 2017년 연말 이후 중단하고 있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수 있음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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