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얇은만두피로 해태 누르고 2위 '지각변동'
신세계푸드 에어프라이어 특화 제품으로 차별화
CJ제일제당 "따라올테면 와라" 제품 진화 앞서
【서울=뉴시스】박미영 기자 = 국내 냉동만두시장에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보다 다양화되는 소비자의 욕구에 대응한 새로운 제품군이 속속 등장하면서 업계 순위 변동도 이뤄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만두=비비고’라는 공식이 통할 정도로 CJ제일제당이 국내 냉동만두 시장 부동의 1위(시장 점유율 46%)다. ‘비비고 왕교자’를 대체할 히트 상품이 등장하지 않는 한 1위 자리는 변동이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후순위에선 상황이 다르다.
2014년부터 CJ제일제당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던 해태제과의 ‘고향만두’가 위태로워졌다. 최근 풀무원식품이 신무기 ‘얇은 피’로 치고 올라오면서 2위 자리를 꿰찼다. 5년 만에 이뤄진 지각변동이다. 현재 2위 이하 순위 업체들의 점유율은 10%대 초중반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잦은 순위 변동이 예상된다.
2013년 말 CJ제일제당이 ‘비비고 만두’를 출시하면서 국내 냉동만두시장은 ‘소 전쟁’을 이어왔다. 업체들은 원물을 살려 풍성한 만두 소를 차별화하는데 집중했다. 그러나 풀무원식품이 올해 4월 ‘얇은피꽉찬속 만두’를 내놓으면서 ‘피 전쟁’으로 옮겨오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냉동만두 시장은 약 4800억원 규모다. 2013년 3300억원(닐슨코리아 기준)에서 2017년 4584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한 뒤 성장세가 둔화된 상태다. 가정간편식(HMR)이 다양화되면서 만두 외에도 간편 먹거리가 많아진 탓이다.
업계는 냉동 만두시장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얇은피’다.
풀무원식품이 첫선을 보인 ‘얇은피 꽉찬속만두’는 기존 만두피 두께의 절반 가량인 0.7㎜로 제작됐다.
‘얄피만두’라고 불리는 이 제품은 출시 1개월 만에 120만 봉지가 팔렸다. 얇은피 꽉찬속만두는 한달 매출 24억원을 기록하는 등 풀무원을 2위(점유율 15.6%) 자리에 올려놨다.
얇은피 만두가 인기를 얻자 동원F&B도 만두피 두께를 20% 줄인 ‘개성 얇은피 만두’ 3종을 출시하면서 만두피 경쟁에 불을 붙였다.
업계는 제품 다양화와 더불어 조리법 변화에 따른 제품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에어프라이어의 확산에 따른 조치다. 에어프라이어에서 조리해도 굳거나 딱딱해지지 않고 만두 본연을 맛을 즐길 수 있어야 냉동 만두 시장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풀무원 얇은피 꽉찬속만두도 개발 당시부터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맞춰진 제품이다.
롯데푸드는 ‘의성마늘 롤만두’ 시리즈를 3종으로 확대하면서 만두피에 ‘라이스페이퍼’를 사용했다. 라이스 페이퍼는 찜기에 찌면 쫄깃해지고 프라이팬이나 에어프라이어에 돌리면 바삭해진다. 만두 모양도 동그랗고 납작한 교자 형태가 아닌 길쭉한 롤 형태로 만들어 차별화했다.
신세계푸드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간편식 브랜드 ‘올반 에어쿡’을 론칭하면서 브랜드 첫 제품으로 만두를 선보였다.
올반 에어쿡은 신세계푸드가 냉동식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론칭한 올반 HMR의 서브 브랜드로다. 첫 제품은 ‘토마토 살사 타코만두’다. 타코만두는 멕시코 전통 요리 타코와 군만두를 결합해 만든 퓨전 가정간편식이다.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최적화된 공법을 적용했다.
후순위 업체들이 점유율 경쟁을 펼치는 동안 CJ제일제당은 독자적인 영역을 형성, 또한차례 도약을 준비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편의형 비비고 왕교자’2종을 선보였다. 튀긴 왕교자는 에어프라이어, 찐왕교자는 전자레인지의 특성에 맞춰 설계됐다. 기존 제품을 조리법에 따라 특화된 상품으로 업그레이한 셈이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왕교자’를 진화시키는 한편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다양한 미래형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mypar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