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시기 끝난 뒤 다른 선수들 경기 보면서 엄청 떨려"
"비인기 종목 다이밍, 앞으로 관심 주셨으면"
김수지는 13일 광주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 5차 시기 합계 257.20점을 받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다이빙사에 길이 남을 쾌거다. 김수지는 최고의 선수들이 몰리는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목에 건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경영으로 범위를 넓혀도 박태환(30·인천시청)에 이어 두 번째 메달리스트다.
주 종목인 3m 스프링보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김수지는 1m 스프링보드에서 덜컥 메달을 따내는 대업을 이뤘다. 김수지는 "이렇게 큰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 너무 기쁘다"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김수지는 1차시기부터 55.20점을 챙겨 3위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2차 시기에서는 난이도 2.6점짜리 기술을 깔끔하게 소화하며 57.20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때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렸다.
마지막 5차 시기에서 김수지는 47.30점을 보태며 일정을 모두 마쳤다. 남은 선수들의 결과를 초조하게 지켜보던 김수지는 3위로 메달이 확정되자 그제야 밝은 미소를 지었다.
김수지는 "내가 순위를 잘 안 본다. '위에는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종목이 끝나고 기다리는데 순위가 보이더라"면서 "봤다면 멘탈이 더 흔들렸을 것이다. 일부러 안 보는 것도 있다. 내 경기에 집중하고 싶었다. 나는 아직 그럴 배짱이 없는 것 같다"고 웃었다.
경쟁자들의 점수를 확인할 때마다 초조함은 극에 달했다. "아무 생각도 없었다. 엄청 떨렸다"는 김수지는 "(상대가) 실수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다 같이 잘 뛰고 메달까지 따면 더 뜻깊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올해 3m 스프링보드 난도를 높였다. 정말 올림픽에 나가고 싶어서 그랬다. 최종 목표는 도쿄올림픽이기에 그때까지는 계속 열심히 할 생각"이라는 김수지는 "솔직히 3m는 1m와 차원이 다르게 힘들다. 메달을 따면 좋지만 결선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을 예쁘게 좀 찍어달라"는 개인적인 바람과 함께 김수지는 이번 메달이 한국 다이빙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소망도 남겼다. "한국에서 다이빙은 비인기 종목이라고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선수의 메달은 최초이니 이제 더 관심을 가져주실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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