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시스】임선우 기자 =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구속기소)의 의붓아들(4)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충북 경찰이 10일 고씨에 대한 4차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청주상당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10시간가량 제주교도소에서 의붓아들 사망에 대한 피고소인 신분인 고씨를 조사했다.

경찰은 이 자리에서 고씨 의붓아들 사망 전후 고씨 부부의 행적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씨를 자신의 아들에 대한 살인 혐의로 고소한 현 남편 A(37)씨의 변호인이 제시한 질의요구 사항을 캐물었다.

경찰은 11일 고씨에 대한 5차 대면 조사를 한 뒤 고씨와 A씨의 대질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조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A씨는 지난달 13일 고씨를 살인 혐의로 제주지검에 고소한 뒤 같은 달 18일 7시간가량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이 자리에서 "아들의 부검 결과와 고씨의 행적 등을 종합할 때 고씨가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아들도 숨지기 전날 저녁으로 고씨가 만들어준 카레를 먹었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전 남편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을 카레에 섞어 먹인 것으로 드러났으나 현 남편과 의붓아들의 체모에서는 졸피뎀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고씨는 지금까지 제주교도소에서 진행된 4차례 조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의붓아들 살해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3차 조사에서는 "의붓아들을 내가 죽였다는 여론 등에 대해 억울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남편 살해 혐의에 대해 진술 거부 등 비협조적 태도로 일관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가 의붓아들 사망 건에 대해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고 있다"며 "조사 과정에서도 많은 눈물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A씨의 아들 B(4)군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자택 작은방 침대에서 A씨와 함께 잠을 자던 중 숨졌다.   

당시 안방에서 따로 잠을 자던 고씨는 남편의 비명을 듣고 거실로 나와 119에 신고했다. 고씨는 경찰에서 "감기에 걸려 다른 방에서 잠을 잤는데, 남편이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아이를 둘러업고 나와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제주의 친할머니 집에서 지내던 B군은 지난 2월28일 청주에 왔다가 변을 당했다. 2017년 11월 재혼한 고씨 부부는 사고 직전 B군을 고씨의 친아들(6)과 청주에서 함께 키우기로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A씨가 전처 사이에서 낳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는 B군의 사인이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외상이나 장기 손상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B군은 제주에서부터 감기약을 복용해왔으나 범죄로 추정되는 약물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B군이 잠을 잤던 침대에서 B군의 혈흔이 발견됐다.

5월1일 국과수 정밀 검사결과를 통보받은 경찰은 이튿날 A씨와 고씨를 불러 조사한 뒤 A씨의 동의를 얻어 같은 달 28일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했다. 6월3일 검사 결과에서는 A씨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나왔다. 

경찰은 고씨의 전 남편 살인 사건이 터진 뒤 의붓아들 사망사건을 강제수사로 전환, 고씨 부부의 휴대전화와 병원 처방내역 등에 대한 증거 분석을 마쳤다.

경찰은 고씨와 현 남편의 대질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시점은 이르면 이달 말로 예상된다.

고씨는 이와 별개로 5월25일 제주로 내려가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6월1일 청주 자택에서 긴급 체포된 뒤 지난 1일 살인,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고씨는 오는 15일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전 남편 살인 혐의에 대한 재판에 돌입한다. 당초 고씨의 변호를 맡기로 했던 사선변호인단이 전원 사임계를 제출함에 따라 고씨는 국선변호인과 재판을 준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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