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왕위 계승자로 21년 만에 한국 방문
文 "양국 우정…협력 상생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
왕세자 "정무·안보·국방 등 모든 분야 전략 파트너"
文대통령, 자동차·수소경제 협력 등 MOU 체결식 임석
왕세자, 文대통령에 방한 요청도…"따뜻한 환대에 사의"
비공개 오찬…삼성·LG·SK·현대차 등 4대 기업 총수 참석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 계승자로는 21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의 6번째 아들로 지난 2017년 사촌형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를 밀어내고 왕세자에 책봉됐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가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추진 중인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또 이 과정에서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도 강조했다.
비전 2030에는 사우디의 산업 다변화를 위해 비석유 부문 국가 수입을 2020년까지 세 배로 늘리겠다는 구상이 담겨있다. 비전 2030 이행을 위한 8대 전략적 협력 국가로 미국, 일본, 중국 등과 함께 우리나라도 포함돼 있다. 나아가 양국은 비전 2030 협력 이행을 전담할 사무소를 상대국에 개설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왕세자의 방문을 계기로 두 나라 사이의 우정과 협력이 미래의 공동번영과 상생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나와 왕세자의 개인적인 우정과 신뢰도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두 나라 간 기업들이 활발한 활동을 통해서 부가가치를 서로 창출할 수 있는 그러한 전략적이고도 중요한 협력 관계를 계속해서 구축해 나갔으면 좋겠다"며 "두 나라는 실로 정무·안보·국방·문화 등 다양한 모든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에 대해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이 북한과의 대치에 있어서 (문 대통령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러한 평화와 안보에 대한 가치는 두 성지의 수호자인 살만 국왕의 리더십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는 서로 통상과 투자를 더욱 더 강화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회담 종료 후 문 대통령와 무함마드 왕세자 임석 하에 정부 부처·기관 간 양해각서(MOU) 서명식이 열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제적 성과가 많다"며 "정상 임석하에 MOU가 총 10건이 체결됐다. 통상 순방을 가거나 (손님이) 왔을 때도 MOU가 진행되지만 이번처럼 많았던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회담 이후 양 정상은 양국 교류와 경제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비전 2030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양자 교역과 투자를 확대함과 동시에 협력 분야를 다변화하기로 했다.
또 양측 합의 사항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기존 고위급 소통 채널을 활발히 발전시키기로 했다. 올해 신설된 차관급 국방협력위원회를 통해 국방 분야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위한 공식 오찬을 열고 대표단을 환대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공식 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등 4대 기업 총수들을 포함한 정재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회담에 앞서 공식 환영식도 개최됐다. 사실상 사우디의 실권자와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청와대는 정상급 국빈방문에 준하는 수준으로 예우했다.
redi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