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행정대집행…기습 설치 46일만에
오물 등 흐르고 천막 측 시민들 강경 반발
"공산주의", "빨갱이" 등 발언…욕설하기도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20분께 광화문 농성 천막 2동과 그늘막 등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전개했다.
행정대집행에는 서울시 직원과 소방재난본부, 종로구·중구 등 보건소 유관기관 직원들이 참여했다. 서울경찰청과 서울 종로경찰서, 소방당국, 의사·간호사 인력 등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천막과 차양막이 철거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폐음식물 등 오물이 광장에 흘러내리면서 악취를 풍겼고 천막 측 시민들은 경찰과 용역을 상대로 손가락질을 하거나 플라스틱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철거 현장에서는 원색적 욕설을 비롯한 과격한 언행도 다수 나타났다. 다수의 시민들은 강한 목소리로 "공산주의다", "빨갱이들이다" 등의 발언을 내뱉었다.
일부 천막 측 시민들은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라면서 목소리를 높였고 "애들과 어른을 싸움 붙이는 것이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일부는 허탈한 모습으로 앉아 간간이 "야 이 X들아" 등의 말을 되뇌었다.
다른 일부는 천막이 철거된 이후 분노의 화살을 출근 길 시민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한 행인을 상대로 "야 이 X야"라거나 "나라 망해라"면서 고성을 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광경도 목격됐다.
천막 측 시민 일부는 오전 7시45분께 연좌를 시작했다. 경찰은 병력을 동원해 이들과 대치했다. 천막 측 시민 사이에서는 본인들이 다쳤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행정대집행에 따른 비용은 대한애국당 측에 청구될 예정이다. 수거된 천막과 차양막 등 적치물품은 대한애국당의 반환 요구가 있을 때까지 서울시 물품창고에 보관된다.
광화문 대한애국당 불법 천막은 지난달 10일 오후 7시께 기습 설치됐다.
이들은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당일인 2017년 3월10일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극력 시위를 벌이던 중 숨진 시위 참가자 일부를 추모하는 목적으로 해당 천막을 세웠다고 한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천막 등은 광화문광장 내 절대 사용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시민 통행로에 세워졌으며 야외용 발전기, 가스통, 휘발유통, 합판과 목재 등 적치물이 지속됐다고 한다.
또 시민 통행 방해, 폭언이나 협박 등에 관한 민원이 늘어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천막 설치 이후 서울시 측은 자진철거 요청 1회, 행정대집행 계고장 발송 3회 등의 조치를 한 뒤 이날 행정대집행에 돌입했다.
s.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