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명창과 국립국악원이 지난 5년간 판소리 다섯 마당을 중심으로 초기 창극의 원형을 선보여온 시리즈다. 올해는 지난 다섯 작품들의 눈대목(판소리의 중요한 대목)을 모아 새롭게 구성한다.
국립국악원의 작은창극 시리즈는 최근 대형화, 서구화 되고 있는 창극 공연의 유행을 벗어났다. 초기 창극 본연의 멋과 맛을 되살리고자, 현전하는 판소리 다섯 마당을 중심으로 2014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이번 공연은 한자리에서 판소리 다섯 마당의 대표 소리를 명창들의 소리로 직접 마주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작은창극 시리즈 중 '토끼타령'(2014)과 '심청아'(2016), '화용도 타령-타고남은 적벽'(2018)의 지기학이 연출한다.
국립국악원은 "지난 5년간 3번의 작품을 안숙선 명창과 함께 만들면서 지기학 연출은 명창을 통해 되살아나는 판소리 속 다양한 인물들과 다섯 바탕의 소리를 잊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안숙선 명창의 모습에서 동기를 얻어 이번 작품의 눈대목을 재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지 연출은 "안 명창님이 연습실이나 이동 중인 차 안이든 장소와 때를 불문하고 판소리 사설을 되뇌시는 군목질(목을 풀기 위해 군소리로 자유롭게 발성하는 것)을 하시는 모습에서 그 많은 판소리 사설을 쉼 없이 기억코자 노력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평생을 바친 명창의 소리를 통해 소환되는 춘향, 몽룡, 별주부, 토끼, 심청, 조조 등의 인물들은 명창의 소리와 장단을 타고 넘나들며 '꿈인 듯, 취한 듯' 등장해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담아낸다"고 부연했다.
'춘향가'의 사랑가와 이별가를 통해서는 삶과 소리판의 꿈결 같은 행복과 아픔에 대해, '수궁가'의 토끼 배 가르는 대목에서는 서로 속고 속이며 난장같이 뒤엉키는 상황에 대해 묘사하는 등 복잡한 인간사와 다양한 군상들을 투영한다.
안 명창을 비롯,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대표 소리꾼 유미리, 염경애 명창이 판을 이끈다. 소리와 미모를 겸비한 소리꾼 박자희와 장서윤, 양혜원 등이 출연한다.
김백찬 작곡자의 음악구성으로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문경아(가야금·양금), 윤서경(소·대아쟁), 조용복(소리북)과 정악단의 민지홍(피리·생황), 객원 연주자인 전계열(타악)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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