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fTA, 전문가 배출 산실로..."배관 보조 1년보다 15주 교육서 더 많이 배워"

기사등록 2019/06/22 07:21:00

‘반도체 정밀배관 기술 아카데미' 실무중심 맞춤형 교육

2018년 2월 삼성 DS부문 지원 통해 8개 협력사가 설립

실제 생산라인처럼 조성돼 현장적응·숙련도 향상 제고

8개 협력사 정규직 취업 기회...교육기간에도 소정 급여

【서울=뉴시스】'반도체 정밀배관 기술 아카데미(Semiconductor-facilities Technology Academy, SfTA)'에서 도면 교육을 담당한 김기정 교수(㈜비엔에이치)와 2019년 1기 우수교육생 김현진씨. (사진 삼성전자)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제가 1년간 현장에서 배관사 보조로 일하며 배운 것보다 교육센터의 15주 과정에서 배운 게 훨씬 많았습니다. 아마 현장은 제가 연습할 기회가 많지 않았으나 여기서는 배관과 관련된 모든 실습을 직접 해볼 수 있고, 기라성 같은 베테랑 배관사분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정밀배관 기술 아카데미(Semiconductor-facilities Technology Academy, SfTA)'가 실제 반도체 생산시설과 동일한 구조에서 실무 중심의 맞춤형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반도체 인프라 전문가' 배출의 산실이 되고있다.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반도체 정밀배관 기술 아카데미'는 삼성전자 DS부문이 지원하고 8개 협력사가 설립해 2018년 2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교육기관이다.

청년 세대의 일자리 부족으로 사회 문제가 심화되는 중에도 반도체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관련 기술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 DS부문은 신규 교육 인력을 채용과 연계하여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2018년 상반기부터 협력사 및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등과 함께 반도체 정밀배관 기술 아카데미를 지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IT 산업의 성장과 함께 대규모 반도체 시설 투자가 진행되고 있지만 반도체 설비 배관 기술자가 한정돼 있고 전문 인력 양성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었다"면서 "이에 삼성전자가 기금을 지원하고, 8대 협력업체가 뜻을 모아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우수 전문인력을 양성, 각 기업에 채용 연게함으로서 기업과 인재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교육기관을 설립·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도체 정밀배관 기술 아카데미’에서는 반도체 생산설비와 가스, 초순수, 케미컬 등을 공급하는 부대설비 연결 배관의 설계, 제작, 설치, 철거 등 설계부터 시공까지 이론과 실습을 체계적으로 교육하한다. 실무 중심의 맞춤형 지식과 기술 습득을 통해 안전한 생산 현장을 만들고 제품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평택 진위 산업단지내 자리한 SfTA 교육센터는 실제 생산라인(FAB)에 준하여 조성돼 있다. 배관의 제작, 설치, 철거 작업뿐 아니라 작업장 내 환경안전이나 작업품질, 도면 과목 등도 포함하여 현장 적응 및 숙련도 향상을 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카데미 운영에 필요한 비용과 시설, 설비, 재료 등을 지원하며 교육생들이 실제 반도체 생산시설과 동일한 구조에서 실무 중심의 맞춤형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울=뉴시스】 메인 생산설비와 부대설비 실습, 용접 실습 그리고 5D 실습장 등이 마련되어 있는 반도체 정밀배관 기술 아카데미의의 모습. (사진 삼성전자)
출범 1주년을 맞은 아카데미는 지난해 140명의 수료생 배출에 이어 올해 1기 30명이 수료했다. 이들 30명의 교육생들은 모두 삼성전자 반도체의 8개 협력사에 정규직으로 취업해 반도체 인프라 설비 설치부터 유지, 보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반도체 정밀배관 기술 아카데미'는 교육생들에게는 양질의 무상 교육 기회를 제공함과 함께 교육기간에도 소정의 급여를 지급한다. 또 수료 후에는 8대 협력사 정규직으로 취업해 근무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교육장은 반도체 공장의 구조와 동일하게 만들어져 있고, 강사진은 8대 협력회사에서 엄선된 베테랑 기술자들로 구성돼 반도체 현장의 맞춤형 기술과 지식을 전수한다.

교육생들을 가르친 김기정 교수(㈜비엔에이치)는 "교육생들처럼 사회 초년생들은 학교에서는 배우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기초 지식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카데미에 참여함으로써 같은 길을 먼저 가고 있는 선배들의 노하우나 경험을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도움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직접 참여해보니 제가 아는 걸 후배들에게 공유해준다는 게 보람 있었다"면서 "제가 업무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과 검토를 통해 배관이나 품질에 관련한 지식들을 주기적으로 알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배관사 보조로 1년간 현장에서 일했던 올해 1기 우수 수료생 김현진씨는 "전문적인 기술이 중요한 분야임에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마땅한 기회를 찾기 어렵던 중, 지인의 추천으로 반도체 정밀배관 기술 아카데미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5주의 교육과정이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도면 작도, 배관 벤딩 실습, 배기, 배관 융착/용접 등 이론과 실습과정을 끊임없이 거치며 매 과정마다 평가와 팀별 과제를 수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면서 "실제로 제가 1년간 현장에서 배관사 보조로 일하며 배운 것보다 교육센터의 15주 과정에서 배운 게 훨씬 많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jm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