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 가마 초벌칸 모습 드러내다, 전북 부안 유천리

기사등록 2019/06/17 10:30:06
부안 유천리 청자 요지 유천리 6구역 1·2호 가마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부안 옛 가마터에서 고려시대 청자 가마가 나타났다.

부안군과 전북문화재연구원이 전북 부안군 보안면에서 발굴조사 중인 사적 제69호 '부안 유천리 요지 6구역 가마'에서 고려청자 가마 2기를 확인했다.

부안 유천리 요지는 고려 시대 최고급 상감청자 등 다양한 자기가 제작된 가마터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조사된 유천리 6구역은 망여봉에서 뻗어내린 나지막한 구릉지대다.
부안 유천리 청자 요 1호 가마 소성실

지난 2월 시작된 유천리 요지 6구역 발굴조사는 2018년 시굴조사에서 존재를 확인한 가마와 유물퇴적구 축조방법, 운영시기, 성격을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가마 2기는 구릉의 서쪽 경사면에 등고선과 직교한 방향에 약 5m 간격으로 비교적 가깝게 있다.
부안 유천리 청자 요지 1호 가마 초벌칸, 배연부

가마는 진흙과 석재를 이용해 만든 진흙가마 토축요다. 가마 바닥에는 원통형 갑발(匣鉢)과 도지미가 불규칙하게 놓여 있다. 갑발은 도자기를 구울 때 담는 큰 그릇, 도지미는 도자기를 구을 때 놓는 받침이다.  
 
 가마 2기 중 1호는 전체 구조가 양호한 상태로, 전체 길이 25m에 달한다. 불을 때는 연소실은 길이 1.6m, 토기를 굽는 소성실은 19m다.

부안 유천리 청자 요지 1호 가마 사용도구와 무문청자

가마 맨 끝에서는 돌로 만든 배연시설이 확인됐다. 배연시설과 맞닿아 있는 소성실 끝 칸의 마지막 바닥에는 유물 퇴적구가 확인됐다. 폐기장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이곳에 초벌 청자 여러 점의 조각들이 집중적으로 쌓여 있었다. 이를 통해 가마온도가 가장 낮은 이곳이 초벌 전용칸으로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조사된 고려 청자가마에서 초벌 칸을 운용한 사례는 강진 사당리 43호다. 초벌 칸과 연결된 유물퇴적구에서 초벌 청자가 다량으로 조사된 점은 가마구조의 발전단계를 확인할 수 있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이러한 구조와 비교할 수 있는 예는 조선시대인 15세기 분청사기 가마 구조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고려청자 가마 구조상 배연시설과 초벌칸, 초벌칸과 연결된 초벌청자 유물퇴적구는 학술 가치가 있어 사적지 복원·정비 사업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
    
17일 오후 1시 현장 설명회가 개최된다.


suejeeq@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