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에 따르면 2015 이란 핵합의의 이란 협상 대표였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10일 핵합의 유지를 위해 방문한 독일의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과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엄한 표정을 짓고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다.
온건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측근인 자리프 외무장관은 "트럼프씨 본인이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전쟁 개시를 선언했다"면서 "이 지역의 긴장을 줄이는 유일한 해결책은 이 경제 전쟁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장관은 또 "누가 우리와 전쟁을 시작한든지 간에 전쟁을 끝내는 당사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함께 이란 핵합의 서명국이다. 마스 외무장관은 이날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서명국이 이란 핵합의의 고수를 약속한 사실을 상기시키고 이런 의무를 기꺼이 수행할 의지를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독일 장관이 "가만히 앉아서 기적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핵합의 붕괴가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란과 계속 대화할" 방침을 거듭 밝혔다고 전했다. 다름아닌 이란과 대화를 역설한 점이 주목된다.
1년 전 이란 핵합의에서 일방 탈퇴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과 이란은 5월12일 사우디 유조선 일부 파괴 공격 직후 상호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언사를 서슴지 않으면서 무기와 국방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5월 말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유럽을 순방하며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고 조금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란 핵합의 서명의 유럽 3국은 이란으로부터 7월7일까지 미국의 경제 제재를 무효화할 대안을 제시하라는 시한에 묶인 상태다. 그때까지 유럽이 아무런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이란은 핵합의가 금지한 수준의 우라늄 농축을 개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이다. 이란이 고농축을 시작하면 핵합의는 붕괴되고 동시에 페르시아만의 전운은 진짜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마스 장관이 미국보다는 이란과의 대화를 강조한 연유라고 할 수 있다.
독일 외무장관에 이어 이틀 뒤인 12일에는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이란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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