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이문열 이천 작업실 찾아 1시간 차담
블랙리스트, '주사파' 정치인 등 관련 대화 오가
"지난 10년 국정 아쉽다" 지적에 황교안 "공감"
李 "난 '보수 꼴통' 소문 나" 黃 "저는 문학 소년"
황 대표는 이날 아침 경기 이천 마장면 장암리 설봉산 자락에 위치한 이문열 작가의 문학사숙 부악문원을 방문해 약 1시간 동안 차담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이 작가의 고교 동창이자 오랜 지인으로 친분이 두터운 박명재 의원이 주선한 것으로, 황 대표의 민생행보 일정과 맞물려 성사됐다.
이 작가는 2004년 제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에서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한 보수 성향이 짙은 작가로, 보수를 지향하면서도 "불건전한 보수의 유산을 떨어내야 한다"며 낡은 보수와 결별을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차담에서는 황 대표에게 한국당이 보수 정당으로서 추구해야 할 노선이나 방향, 보수 정치의 문제점 등에 대해 조언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보수 정권 시절 비판이 일었던 정책이나 국정운영 등에 대해서도 보수 진영의 책임을 묻고 잘못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가 박근혜 정부 시절 주요 국정 기조 중 하나인 문화 융성을 언급하자, 이 작가는 친문(親文·친문재인)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별도로 분류·관리한 '블랙리스트'를 언급하며 쓴소리를 했다.
황 대표는 비공개 차담을 나눈 후 기자들과 만나 "진정한 보수란 뭔가에 관해서 간단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지난 10년, 9년의 보수 정치에 있어서 아쉬웠던 점들을 좀 말씀하셨고 다 귀한 말씀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테면 우리가 국정을 책임진 자리에서 좀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다"며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기는 좀 그렇습니다만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서 아쉬웠다'는 말씀이 계셨고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차담회에 앞서 이 작가는 '황 대표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같이 밖에, 권외에 나와있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정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더 책임있게 대처해야할 일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 것들에 대해서 내가 궁금한 건 한번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나는 바깥에서 구경하고 있으니깐 현장에 물어볼 것도 있고 또 어떤 것들은 나도 궁금하니까 앞으로의 계획 같은 것에 대해서도 물어볼 순 있겠다"며 "그러나 특별하게 구체적으로 내가 뭘 그런 것까지 가지고 있진 않다. 원래 특별히 준비되고 계획된 게 아니었기 때문에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황 대표는 "저도 중학교 때는 문학 소년이었다. 옛날에 학생들 잡지 중에 '학원'이라는 잡지에서 매년 문학상을 수여하는데 제가 거기다가 응모를 해서 우수작을 받았다"고 하자, 이 작가는 "허허허"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황 대표가 "중학교 때 문예반에 들어갔는데 그때 담임선생님이 시인이셨다. 선생님이 권해서 시를 썼는데 되리라고 생각도 안 하고 보냈는데 하여튼 3등인가 했다"고 하자, 이 작가는 "능력도 있다"고 치켜세웠다.
1박2일간 경기도에서 민생투어를 진행 중인 황 대표는 전날 성남에서 청년창업가와 여성기업인들과 만남을 가진 후 이천의 한 마을회관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황 대표는 아침 식사도 이천 부악문원 인근 해장국집에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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