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오는 24일(현지시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 30주년을 계기로 관심을 모으는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를 신랄히 비난하는 연설을 한다고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대중 강경파인 펜스 부통령은 수도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미중 관계에 대해 강연하면서 특히 중국 인권문제를 작심 비판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29일 오사카에서 개최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회동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다.
미국은 이번 정상대좌를 통해 현안인 미중 통상분쟁 등의 타결을 모색하는데 직전에 펜스 부통령이 중국 인권문제를 거론함으로써 시 주석에 압박을 가중할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펜스 부통령은 작년 10월 중국정책에 관한 포괄적인 연설에서 중국이 지적재산권을 훔치고 패권주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맹비난, 트럼프 행정부 대중 강경노선의 선두에 섰다.
앞서 CNBC는 지난달 31일 펜스 부통령이 대중 관련 연설을 준비 중이라며 그 내용은 중국의 종교자유 탄압, 인권침해 등에 관한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3일 중국이 1989년 6월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한 톈안먼 사건 30주년을 맞아 중국 공산당 일당체제가 이론(異論 dissent)을 용납하지 않고 그에 이익이 된다면 언제라도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질타한 바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베이징 시간으로 4일 오전 0시1분(한국시간 1시1분) 톈안먼 사건과 관련해 내놓은 성명에서 "중국을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 융합시키면 한층 열리고 관용적인 사회가 되기를 기대했지만 그 희망은 산산조각 났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100만명의 위구르족을 구금하는 등 조직적으로 위구르족 문화를 말살하고 이슬람 신앙을 소멸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성명에선 중국에 인권존중을 촉구하는 정도에 머물렀지만 올해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대중자세를 반영해 비판 수위를 크게 높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공산당이 강력한 감시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며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위구르족을 부당하게 구금하는 사실을 거듭 거론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가열하는 속에서 양국 간 대립이 톈안먼 사건 30주년을 계기로 한층 고조되고 있다.
yjj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