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치과진료비 부담 年4조…저소득·장애인 건강불평등

기사등록 2019/06/05 14:00:00

치과 건강보험 보장률 30%↓…月3만원 부담

영구치 충치개수 1.84개…OECD평균 웃돌아

【세종=뉴시스】건강보험 보장률 추이와 가구당 월평균 보건분야 가계 지출률. 자료는 건강보험주요통계(2017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2012~2017년), 가계동향조사(2016년). (그래픽=보건복지부 제공)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국민들이 부담하는 치과 진료비만 한해 4조원에 달하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은 3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세 아동 절반 이상이 충치를 경험하면서 충치 개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을 웃도는 데다 소득수준과 거주 지역, 장애 유무 등에 따라 구강건강 불평등이 존재했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치과 진료비는 전체 요양기관 진료비의 5.8%인 4조원에 달했다. 진료비 증가율은 14.6%로 전체 요양기관 평균(7.5%)의 2배나 됐다.

반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장률은 치과병원이 18.9%, 치과의원이 31.7%로 평균 30%를 밑돌아 전체 건강보험 보장률인 62.7%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낮은 건강보험 보장률은 환자 부담으로 이어졌다. 2016년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전체 보건분야 가계지출(17만7211원) 가운데 치과서비스 관련 지출은 3만484원으로 전체의 17%를 차지했다.

잇몸과 잇몸뼈 주변까지 염증이 진행된 치주염의 경우 30대 질환 중 인구 10만명당 장애나 질병으로 인해 손실된 수명(질병부담)이 425년으로 뇌졸중(954년)이나 심근경색(1011년)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처럼 개인·사회적으로 부담이 큰 치과 질환은 생애 전주기에 걸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비가역적 질환이며 치주질환, 치아상실의 위험인자인 치아우식증(충치) 경험자율은 지난해 만 5세 유치가 68.5%, 만 12세 56.4%로 나타났다.

12세 아동의 우식경험 영구치 개수는 2003년 3.25개에서 2012년 1.84개까지 감소했으나 이후 정체되는 경향을 보여 지난해도 1.84개에 머물렀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1.2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며 한국보다 충치 개수가 많은 나라는 그리스, 헝가리, 멕시코, 라트비아 등 4개국뿐이다.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60.1%가 최근 1년간 치아 통증, 출혈 등 구강질환 증상을 경험하기도 했다.

성인의 치주질환 유병률은 2012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인데 2015년 기준 남성이 31.0%로 여성(22.1%)보다 1.4배 높았다. 남성은 40대부터, 여성은 50대부터 치주질환이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 해 본인 구강건강이 나쁘거나 매우 나쁘다고 답한 비율도 36.6%나 됐다.

노인에게 구강건강은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7년 노인의 42.9%는 음식을 입에 넣고 씹는 데(저작) 불편함하다고 답했으며 45.8%는 구강기능 제한을 호소했다. 2015년 기준 노인의 22.7%가 의치를 필요했는데 남성이 여성보다 1.3배 높았다.
【세종=뉴시스】OECD 만 12세 우식경험영구치지수. (그래픽=보건복지부 제공)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도시보다 시골이, 장애가 있는 사람이 구강건강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하'인 성인은 '상'인 성인 대비 영구치우식유병률은 1.7배, 치주질환유병률은 1.4배 증가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1.8배와 1.5배로 남성(1.6배, 1.5배)보다 큰 격차를 보였다.

2017년 조사에선 소득수준이 '하'인 성인은 '상'인 성인보다 저작불편 호소율이 1.9배, 구강기능 제한율이 1.8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 지역에 따라선 '읍면'에 사는 사람이 '동'에 사는 사람보다 영구치우식유병률이 1.2배, 치주질환유병률이 1.3배(2015년) 높았고 저작불편호소율은 1.3배, 구강기능 제한율은 1.2배(2017년) 증가했다.

장애아동은 비장애아동보다 우식경험영구치지수가 1.9배 높은 것으로 조사(2015년)됐으며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에서 65세 이상 장애인의 41.5%가 저작불편(매우불편 8.6%, 불편 32.9%)을 호소했다.

낮은 구강건강 교육 경험률은 구강건강관리 인지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중·고등학교 학생의 연간 구강건강 교육 경험률은 27.6%로 흡연(72.5%), 음주(42.0%), 영양(47.2%) 관련 교육률에 비해 매우 부족했다. 본인이 치과진료가 필요했지만 받지 않은 성인의 10%는 '무서워서'라고 답하는 등 인지도가 낮고 치과는 무서운 곳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중학교 남학생의 칫솔질 실천율(20.1%)은 중학교 여학생(36.8%)의 2분의 1 수준이었다. 칫솔질 시설이 설치된 초등학교 학생의 점심직후 칫솔질 실천율(64.7%)은 일반 초등학교 칫솔질 실천율(32.7%)의 2배였는데 칫솔질 시설 부족 등이 칫솔질 실천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경우 치실(23.4%), 양치 용액(21.7%), 치간 칫솔(20.6%), 전동칫솔(4.4%)순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아동의 양치용액(21.4%) 사용률은 성인과 비슷했지만 치실(11.8%), 치간칫솔(11.3%)은 사용률이 낮아 관련 교육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강검진 수검률과 예방치료 이용률도 낮은 상태다.
 
성인 29%, 영유아 43%만 구강(치과)검진을 받고 있었다. 성인 69.6%와 영유아 72.2%인 의과 검진 수검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치아우식증 예방효과가 높은 치아홈메우기 보유자율은 2006년부터 2012년 62.5%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60.0%로 되레 감소했다. 치주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스케일링 경험률은 증가 추세지만 2017년 19.6%로 20%를 밑돌았다.

성인 26.0%는 치과 진료가 필요해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미충족 치과 의료 경험률). 이는 의과 미충족 의료(8.8%)의 3배에 달하며 소득수준에 따라 1.7배나 차이가 났다. 2016년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시간 부족, 경제적 이유, 질환에 대한 이해부족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경제적 이유를 꼽은 비율이 의과의 5.8배나 됐다.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설치·확대(2009년 1곳→지난해 9곳)에도 장애인에게 구강진료서비스는 접근하기 어려운 상태다. 권역센터 진료 대기기간이 일반진료 2개월, 전신마취진료 5개월 이상이나 되기 때문이다.

의사소통 및 행동제어가 어려운 장애인의 경우 간단한 치료에도 1인당 평균 비급여 금액이 80만원 수준인 전신마취가 수반돼 진료비 부담이 높다. 의료진도 자원 투입 대비 수가보상이 불충분해 전담 인력 채용 등 투자할 유인이 부족하다.

전반적인 치과 의료 인력은 지난해 12월 기준 치과의사 2만5792명, 치과위생사 3만6402명, 치과기공사 2582명 등이다.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활동치과의사수는 2017년 기준 0.5명으로 OECD평균인0.7명의 71% 수준이다.

다만 2010년에서 2016년까지 연평균 2.0%씩 증가해 OECD 평균 증가율(0.3%) 대비 7배에 달했는데 2014년 진료일수와 생산성 시나리오에 따라 예측한 결과 2030년 최대 1810~7887명 의료진 공급 과잉이 예측되기도 해 수급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2017년 전문의 수련경력 인정기준 확대로 그 수가 급증하고 있는 전문의와 달리, 치과위생사 등 면허 배출 인원 대비 활동 인원이 부족해 현장에선 인력 구인난을 호소하기도 한다. 올해 치과대학 및 치의학전문대학원은 11개소, 입학정원은 804명이며 인턴 수련병원은 32개소, 레지던트 수련병원은 50개소다.

치과 의료기관 98.6%는 의원급(치과의원 1만7763개, 치과병원 237개)이지만 종별 기준 재검토가 필요하다. 외래 중심인 치과 의료기관 특성이 반영되지 않고 치과 병원의 기준이 의원에 비해 크게 엄격하지 않아 종별 구분이 개설자의 판단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의원급 외래에서 침습적 처치가 다빈도로 시행하지만 치과 의료기관 감염관리에 대한 규정, 관리·감독은 부재한 상태다.

치의학 산업과 관련해 치의과학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2017년 기준 정부 전체 보건의료 연구개발비의 1.9%인 315억원, 복지부 연구개발비의 0.7%인 34억원에 불과하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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