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비스트' 제작보고회에서 이정호(42) 감독은 영화 '독전'이 생각난다는 말에 "'독전'이 세련된 영화라면, 우리는 인간적이고 야생적이고 거친 느낌의 영화다. '비스트'는 형사들이 기존 형사물처럼 발로 뛰면서 범인을 잡는 영화가 아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선택이 스스로의 통제를 벗어나 곤경에 처하게 되는 형사의 이야기다. 라이벌이 이를 감지하는데, 거기서 오는 긴장과 관계의 역전이 있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성민(51)은 "감독님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영화적 색채가 있다고 느꼈다. '비스트'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강렬함이 참여하고 싶은 의지를 끌어올렸다. 그래서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재명(46)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고 읽으면 상상을 하고 분석하게 되는데, 도무지 알 수 없는 작품이었다. 해석하기 힘들었다. 그것이 큰 궁금증을 유발하게 했다. 상상할 수 없는 영역들에 대한 에너지를 느끼게 했다"고 했다.
이성민은 인천경찰서 에이스 형사 '한수' 역을 맡았다. 정보원 '춘배'(전혜진)의 살인을 은폐하는 대신 범인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얻는다. 이성민은 "정의로웠던 사람, 자신의 판단이 늘 맞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실제로 나는 굉장히 신중한 편이다. 물건도 하나 살 때 며칠 고민하고 사는 사람이라서 많이 다르다"고 극중 배역과 자신을 비교, 설명했다. "'방황하는 칼날'(2014)만 해도 영화 연기에 익숙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앞뒤 상황 판단하고 계산하며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유재명은 이성민의 연기에 대해 "성민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 함께 하는 게 큰 기쁨이었다. 작품에 들어가면 정말 짐승이 된다. 열정과 에너지 같은 게 있고, 끝나고 나면 털털한 동네 형같이 바뀐다. 한수가 인간적 매력이 많아서 종찬(최다니엘)이 따르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는 싱크로율이 맞다"고 추어올렸다.
이성민은 "유재명은 가슴 속에 연기에 대한 뜨거움이 있는 사람이다. '나랑 참 비슷한 지점이 많은 친구구나'라고 생각했다. 나보다 냉철하고 섬세한 지점에서 부러움도 있었고, 잘하고 싶은 경쟁심도 자아냈다"고 유재명을 치켜세웠다. 유재명은 "후배들이 '형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할 때마다 민망한데, 내게는 이성민 선배가 롤 모델이었다. 역시 선배는 선배라고 느낀 것이, 책임감과 부담을 안고 자신의 역할을 해내더라"라고 화답했다.
전혜진(43)은 이번 연기가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도전이었다. 그래도 춘배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끌리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감독님 만난 날 (춘배 역을) 원한다고 했더니, 감독님도 'OK'했다. 그러고선 그 다음 날부터 끙끙 앓기 시작했다. 실수였고, 과한 욕심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혜진씨는 20대 때부터 함께 극단에 있어 알고 있는 친구다. 생각보다 걸크러시한 친구가 아니다. 수줍음이 많은 친구"라고 전했다.
최다니엘은 한수의 패기 넘치는 강력반 후배 '종찬' 역을 맡았다. "종찬은 유일하게 밝은 면이 있는 인물로, 일반인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 아닐까 싶다. 남성미가 뿜뿜한 캐릭터는 아니다. '비스트'의 분위기에 잘 묻어난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선배와 처음 호흡을 맞췄다. 작품으로는 많이 봤는데, 실제로는 처음 뵀다. 유재명과 전혜진 선배는 현장에서 많이 못 만났는데 아쉬웠다. 이성민 선배에겐 의지를 많이 했다. 그저 옆에 있고 싶었다. 너무 좋았던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이성민은 "세련되고 멋진 사람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외모와 다르더라. 차가운 도시 남자인줄 알았는데, 소박하더라. 굉장히 맛있다고 극찬한 맛집을 찾아가보니 평범한 맛이더라. 대구 동성로를 같이 걸었는데 아무도 못 알아보더라"며 웃겼다.
nam_j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