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분기 호실적에도 2분기 실적 전망 우려…왜?

기사등록 2019/05/26 06:35:00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韓 증시 하락 이끌어 증권사도 수익 감소 불가피

증권가, 메리츠종금증권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 전년대비 수익하락 예상

"트레이딩 부문 수익 감소시 IB 경쟁력이 증권사 실적에 있어 중요해질 듯"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올해 1분기 주요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2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글로벌 증시 하락을 이끌 수 있고 국내 증시도 연동 돼 부진한 모습을 보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내 증권사들도 운용이익 감소 등으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들 중 상위 10개 업체의 순이익은 1조9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33억원을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증시 호황으로 거래대금 및 신용대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증가했으며 금리 하락으로 채권 평가 이익도 늘어난 것이 증권사들의 실적 향상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당기순이익 218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5% 증가한 수치로 위탁매매,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등 전 부문에서 고를 성과를 낸 결과다.

NH투자증권은 IB 부문 성장과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에 따라 운용수익이 늘어나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7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가 예상치보다 40%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미래에셋대우는 16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희망퇴직, 임금피크제 도입 등 일회성 충당금이 반영돼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6.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48% 증가한 158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메리츠종금증권은 141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순이익 상위 5개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2분기 실적 전망은 다소 어둡다.

1분기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고 글로벌 및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증권사의 트레이딩 및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리포트 2곳 이상의 실적 예상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순이익 1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1594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4.8% 감소한 수치다.

NH투자증권의 경우 2분기 전년동기대비 5.4% 감소한 1105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미래에셋대우는 14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5% 순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키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각각 673억원, 12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전년동기대비 15.1% 감소가 예상되고 메리츠종금증권은 11.0%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서는 트레이딩 부문 수익 감소가 현실화될 경우 IB 부분에서 어떤 성적표를 거둘 수 있는 지 여부에 따라 증권사들의 실적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점쳤다.

하나금융투자 신동하 연구원은 "4월 이후 높아진 증시 불확실성이 실적 전망은 부정적"이라며 "IB와 발행어음 사업은 2분기에도 양호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IB부문의 성장은 연간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무역갈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을 증권업종이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자본시장의 변동성 심화로 브로커리지 및 트레이딩에서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oj1001@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