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4당, 나경원 '달창' 발언에 맹폭…한국당 "정쟁용 인신공격"(종합)

기사등록 2019/05/13 19:48:48

민주당 "차마 입에 올릴 수 없는 표현…사퇴하라"

정의당 "한국당이 대변하는 여론이 일베라는 뜻"

평화당 "원내대표로 부적절 발언, 재발방지해야"

바른미래 "막말경쟁, 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국당 "발언취지는 외면하고 말실수만 매달려"

【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성당동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대구·경북지역 규탄대회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2019.05.11.  wjr@newsis.com

 【서울=뉴시스】임종명 강지은 이승주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문빠', '달창' 등으로 지칭한 것에 여아 모두 "도를 넘었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본질을 흐리는 정쟁용 인신공격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차마 입에 올릴 수 없는 표현"이라며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무리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목적이 있어도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게 있다"라며 "선을 지키지 않으면 결국 지지층에게조차 모욕적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인순 최고위원도 "여성 유권자를 대상화해 비이성적으로 비하하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여성 혐오적 표현"이라며 "그 말의 수준이 너무 저급해 당 원내대표 입에서 나왔다고 하기에는 정말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해영 최고위원도 "사회적인 큰 문제를 야기한 발언이 몇 번째냐. 제1야당 원내대표답게 발언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수진 최고위원 역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과 변명으로 일삼는 태도는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급기야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최악의 여성혐오 비하"라며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여성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혜련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성명문을 내고 "막말을 넘어선 심각한 언어폭력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국민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하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그것도 여성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도 아닌, 여성 혐오를 조장하는 저급한 비속어를 사용해 국민에게 모욕감을 준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는 무례한 태도"라고 일갈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에 대해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19.05.13.   jc4321@newsis.com

정의당도 "단순한 막말 사태가 아니라 여성혐오이고 언어 성폭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정미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나 원내대표가 쓴 말은 평범한 시민이라면 듣도 보도 못한 일간베스트 내부 용어다. 한국당이 주목하고 대변하는 여론이 결국 일베 등 극단집단이라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며 "한국당은 자신을 한국정치 가장 오른쪽에 '셀프감금'한 상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여성혐오적 표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정치인의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는 품격이라는 점에서 실망이 매우 크다"며 "그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모르고 있었든, 혹은 알면서도 강행을 했든 간에 그 배경은 딱 한 가지다. 국회를 박차고 나간 후 마주한 광장의 광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도 "공개적인 집회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런 말인 줄 몰랐다며 달랑 몇 줄 변명으로 넘어가기에는 너무 모욕적이다"라며 "정치적 반대를 표현한다고 이런 저질 어휘를 구사해서는 안 된다. 금도를 넘어섰다.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정치언어 순화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경계까지 왔음을 의미하고 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나 원내대표가 여성혐오 표현까지 의미를 모르고 쓰게 된 상황은 부끄러움과 사과만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 저변에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고 누군가 국민의 속을 대신 소리쳐 주기를 바라는 염원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제 1야당이 그것에만 매몰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정치인이 격조 있는 말로 언어를 순화시키지는 못할 망정 막말 경쟁으로 국민의 귀를 더럽히고 있다"며 "난장판 국회와 장외 투쟁 등 우리 정치가 왜 과거로만 가고 있는지 안타깝다"고 했다.

【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성당동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대구·경북지역 규탄대회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무대로 걸어오고 있다. 2019.05.11.wjr@newsis.com


이에 자유한국당은 "본질을 흐리고 허위사실까지 유포하는 정쟁용 인신공격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비하 등 고의적 의도 없이 단순히 실수로 언급된 발언에 대해 기다렸다는 듯 인권유린이니, 성폭력이니 하며 혐오사이트 이미지와 극우 프레임까지 씌우기 위해 사태를 확산시키려는 정치적 공세는 분명히 배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위축된 현실을 지적한 나 원내대표 발언의 취지는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오직 일부 실언에 대해서만 공격하는 모습에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며 "정책적 반박이나 논리적인 비판이 아닌 야당 원내대표의 단순한 말실수에만 매달리는 모습이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정당의 수준인지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하고 남 탓, 야당 탓이나 하며 야당 원내대표 헐뜯기에 전념할 시간에 민생을 살리기 위해 정책 기조나 바꾸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문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을 언급하며 "KBS 기자가 (독재에 대해) 물어봤더니 '문빠', '달창' 이런 사람들한테 공격당하는 거 아시죠"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나 원내대표는 3시간30분만에 입장문을 내고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공식 사과했다.

 '달창'은 스스로를 '달빛기사단'이라 칭하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극우성향 사이트에서 '달빛창녀단'이라고 속되게 이르는 용어의 줄임말이다.

jmstal01@newsis.com, kkangzi87@newsis.com,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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