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란 '핵합의 일부중단' 딜레마…'인스텍스' 가동될까

기사등록 2019/05/09 10:01:05

美 이란 제재 우회하려던 EU, 양국 눈치보기

이란, 유럽에 60일 최후 협상 제안…결단 필요해

【라히잔( 이란) = AP/뉴시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3월 6일 라히잔에서 연설하면서 미국이 부당한 제재 재개를 통해서이란 정부를 전복시키려고 한다며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는 강경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5.07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이란의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의무이행 일부 중단 선언에 유럽연합(EU)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8일(현지시간) BBC는 보도했다.

이란과 미국 사이에 낀 EU가 언제까지 JCPOA를 지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또 이란이 JCPOA의 '탈퇴'가 아닌 '일부 불이행'을 선언한 것은 지금까지 관계를 맺어온 국가들과 외교적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일종의 '주의' 신호인 동시에 '경고'인 것이다. 

앞서 유럽 측 JCPOA 서명국(영국·프랑스·독일)과 EU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시작되자 이란과 교역을 전담하는 금융 특수목적법인(SPV)을 세워 미국의 제재를 우회할 방법을 고안해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심기를 완전히 거스르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침도 어기지 않을 꾀를 낸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유럽 국가 중 누구도 SPV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작년 11월을 목표로 했던 SPV의 설립은 결국 차일피일 미뤄지다 올해 1월 '인스텍스(Instex)'라는 이름으로 발촉됐다.

백악관의 팀 모리슨 대통령 특보 겸 대량살상무기(WMD) 선임 국장은 즉각 "만약 당신이 유럽의 금융, 투자, 보험 등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인스텍스와 연계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분명 알고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 넉 달간 인스텍스의 운용실적은 전무하다.

로하니 대통령은 현재 유럽에 60일의 최후 협상을 제안한 상태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8일 성명을 내고 "유럽은 60일 안에 금융 거래와 원유 수출을 핵합의에 따라 정상화해야 한다"며 "유럽과 협상이 결렬되면 우라늄의 고농도로 농축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BBC는 이란의 이번 발언은 사실상 인스텍스를 활용한 유럽의 활발한 거래 촉구라며 EU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런던=AP/뉴시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함께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헌트 장관은 이란의 (핵합의 일부중단) 조치에 대해 "환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단계적 조치를 안 된다.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2019.05.09.


JCPOA 서명국들은 일단 경고의 메시지를 내놨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이란의 조치는 "환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단계적 조치를 안 된다.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영국은 여전히 JCPOA를 지지한다며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하지 않는다면 당연한 결과(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는 유럽의 안보에 중대한 사안이다. 이란은 합의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국방장관인 플로랑스 파를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들도 협상을 지속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핵합의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제재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sound@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