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조항 담긴 한·칠레 공동성명 채택…통상·국방·외교 등 긴밀 협력키로
한·칠레 FTA 개선 협상 긍정 평가…기후변화 대응 다자협의 중요성 공감대
베네수엘라 사태, 중남미 안정에 우려 표명…文대통령, 피녜라 역할 평가
한·칠레 정상은 2004년 체결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무역 성장에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현재 두 정부가 추진 중인 한·칠레 FTA 개선 협상이 무역과 투자의 통합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데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 대통령과 피녜라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13개 항목이 담긴 '한·칠레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지난 26일부터 1박2일 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한 뒤 전날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2012년 박근혜 정부 당시 서울에서 개최된 2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이후 7년 만이자, 문재인 정부 들어 남미국가 정상의 첫 방한이었다.
피녜라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통해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의사를 환영했다. 두 정상은 한국과 태평양동맹이 조속히 가입 협상을 개시할 수 있도록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계기로 마련된 첫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는 수준의 언론발표문과 비교하면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칠레는 오는 7월 페루로부터 의장국을 물려받아 1년 간 태평양동맹 정상회의를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한국의 가입 협상 개시에 협조 의사를 표명한 것은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태평양동맹이란 회원국 간 무역자유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외국인 투자 활성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와의 협력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중남미 자유무역의 대표적인 4개국(멕시코·칠레·콜롬비아·페루)이 2012년 6월 결성한 연합체다. 한국은 에콰도르와 함께 준회원국 가입을 추진 중이다.
두 정상은 또 한·칠레 관계를 더욱 증진시킬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인프라 사업, 정보통신기술, 국방, 치안, 남극, 공공보건 분야에서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을 심화해 나가는데 입장을 같이 했다.
두 정상은 기후변화에 대한 다자협의의 중요성에 동의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칠레가 올해 12월 산티아고에서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개최키로 한 것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또 올해 칠레가 의장국을 맡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두 정상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경제통합과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APEC에서의 한국의 역할과 기여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올해 11월16~17일 산티아고에서 예정된 APEC 정상회의에 문 대통령을 초청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미국·칠레·브라질 등 50여개 국가가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지지하면서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베네수엘라 사태가 중남미 지역 안정에 미치는 여파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미국과 함께 과이도 의장의 핵심지지자로 평가받는다. 문 대통령은 중남미 민주주의와 통합을 증진하기 위한 피녜라 대통령의 주도적 역할을 평가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달성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리더십과 노력을 평가했다. 두 정상은 모든 당사국과 이 지역의 평화 정착, 사회·경제 개발, 안보, 복지를 추구하는 과정에 있어 대화가 핵심적인 요소라는데 동의했다. 아울러 두 나라가 민주주의 가치와 법치, 인권 보호와 증진, 다자주의, 역내 및 국제평화와 안보 증진에 기여해나갈 것임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또 이날 두 정부가 체결한 ▲국방협력 협정 ▲전자정부협력 양해각서 ▲교통협력 양해각서 ▲ICT협력 양해각서의 서명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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