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UAE 등 외세 가입에 '제2의 예멘 우려'
정부군, 유엔에 군벌 전쟁법규 위반 진상조사 촉구
트럼프, 군벌 총사령관과 전화통화
21일(현지시간) 가디언과 현지 매체 리비아 옵저버 등에 따르면 LNA는 전날 공격용 드론(무인 항공기) 또는 항공기를 동원해 수차례 GNA가 통치하는 트리폴리를 공습했다.
이번 공습은 트리폴리 남부 사바 지역 GNA 군사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가 공습을 지원했다고도 가디언은 전했다. UAE는 트리폴리 남쪽 알카딤 공군기지에 드론 설비를 운용하고 있다.
가디언은 전문가를 인용해 LNA 전투기가 노후화로 야간 공격이 불가능해 드론이 투입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세속주의 성향을 띈 LNA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등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슬람 원리주의 성향을 무슬림형제단이 주축인 GNA는 터키와 카타르 등의 후원을 받고 있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칼리파 하프타르 LNA 총사령관과 통화하는 등 LNA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가디언은 지난 주 이어진 LNA 공습에 대한 승인이 15일 이뤄졌을 수 있다고도 추정했다.
백악관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하프타르 사령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테러 퇴치와 리비아의 정치적 미래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 테러, 리비아의 석유자원 확보 등에 대해 하프타르 사령관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면서 “두 사람은 또 리비아가 안정적이고 민주적인 정치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한편 UAE, 미국 등 외세의 개입으로 리비아 내전 종식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비아 싱크탱크 사데크 연구소장인 아네스 엘 고마티는 가디언에 "트리폴리 공습은 외세 개입이라는 위험하고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며 "리비아는 아직 리비아지만, 지중해의 예멘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 UAE 드론 공습으로는 통합을 가져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LNA가 지난 4일 트리폴리 진격을 시작한 후 LNA와 GNA는 트리폴리 인근에서 공방을 지속하고 있다. GNA는 LNA를 트리폴리 남쪽으로 밀어냈다는 입장이다.
유엔은 지난 2주간 전투로 사망자 227명, 부상자 1128명, 피난민 1만6000여명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트리폴리 항공로는 GNA가 미가타 국제공항을 일시 폐쇄하면서 항공로가 단절된 상태다. 항공편 이용은 동쪽으로 120마일(210㎞) 떨어진 도시 미스라타 공항에서나 가능하다.
GNA는 20일 LNA의 트리폴리 침공을 계속 저지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휴전협상도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리비아 옵저버가 전했다.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GNA와 LNA간 휴전협상 관련 뉴스가 떠돌았다.
GNA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학교와 야전병원 공습, 소년병 동원, 민간인 살해 및 추방 등 LNA의 전쟁법규 위반 혐의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외국 전투기를 이용한 공습도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파예즈 알-사라즈 GNA 총리는 "이번 요청은 국제사회가 트리폴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히고 싶은지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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